옆집
몰타 1박 2일 2024년 7월 (베스트웨스턴 하프보드, 블루라군 배편, 스시 올유캔잇) 본문
부다페스트에는 토요일 새벽 출발 일요일 저녁 도착하는 몰타행 항공편이 가을까지 계속 있다.
어학연수와 카지노, 그리고 바다로 유명한 휴양지. 부다페스트 기온이 몰타보다 높은 것을 보고 충동적으로 다녀왔다. 이번에도 무계획 여행 시작.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풍경. 나는 바다를 이렇게 좋아하는데 어떻게 대륙 한가운데에 살게 되었을까.
공항에 있는 HSBC ATM기는 수수료가 없다(트래블 월렛 기준). 블루라군에 가면 현금을 쓸 일이 많다고 해서 조금 뽑아 두었다.
공항 택시는 정찰제로 내가 예약한 숙소가 있는 QAWRA까지는 30유로. 다른 관광지 택시 호객행위나 금액을 생각하면 정말 양호한 수준이다.
카운터에서 카드로 택시 금액을 미리 결제하고 택시를 기다렸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것도 모르고 왔다. 영국령이었어서 그런 걸까.
미리 얼리체크인 요청 메일도 쓰고 했으나 남는 방이 없고 투숙객이 아직 체크아웃을 안 했다고 거절당했다. 택시에서 나와 잠깐 밖에 있는 그 시간도 너무너무 덥고 햇빛이 살인적이라 좀 막막했다.
그래도 옥상에 있는 수영장은 마음껏 이용해도 된다고 하여 올라가서 선베드에 잠시 누워있었다. 나이가 드니 확실히 비행기가 아무리 단거리여도, 내려서 잠깐 어디라도 누워있어야 다음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더 다녀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잠시 누워 쉬고 블루라군에 가보기 위해 버스를 타고 Cirkewwa 선착장까지 갔다. 겟유어가이드 등에서 미리 배 티켓을 끊을 수도 있었지만 나는 시간에 얽매이고 싶지 않고, 선착장 가면 코미노와 블루라군 가는 배는 수시로 있다고 들어 무작정 간 것이다.
치케르와에서 블루라군 가는 배 시간표. 나는 다른 데는 관심 없고 시간도 없고 오로지 바다에서 노는 것이 목적이라 다른 배는 안 봤다. 티켓을 끊으면 저렇게 시간표를 주는데 꽤 자주 있어서 안심이 되었다.
시퍼런 바다를 지나서.
이런 동굴도 잠시 들러주고. (서있으면 배멀미 나니까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짜잔. 이렇게 블루라군 도착.
도착해서 먼저 빼곡하게 들어찬 보트 수에 놀라고 (서로 안 부딪치는지, 접촉 사고 정도는 자동차랑 다르게 그냥 넘어가 주는 지 이런 것들이 궁금할 정도) 그만큼 많은 사람 수에 놀랐다.
그리고 가파른 절벽같은 섬과 저기 도대체 어떻게 올라갔지 싶은 푸드트럭에 놀라고.
오면 꼭 한 번은 먹어줘야 한다는 파인애플 칵테일. 10유로였는지 그 이상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푸드 트럭도 카드는 다받아주었다. 너무 맛있고 딱히 할 것도 없고 해서 두 번 먹었다.
선베드는 카드가 안 되고 현금만 되고, 바다속만 모래가 깔렸지 해변이 아니라 완전 돌밭이라 웬만하면 선베드 빌리는 게 낫다. 물론 빈자리가 있다면 말이다.
물색 예술. 게다가 아래에는 고운 백색 모래가 깔린 완벽한 물놀이장이다.
블루라군 섬 꼭대기에는 화장실도 있다. 게다가 무료. 유럽에서 박한 화장실 인심에 괴로워 하다가 이런 무료 화장실을 보면 되게 기억에 남는다.
게다가 거기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은 이렇다.
사진=실제 색깔.
물 속에 들어가 가만히 보면 작은 물고기도 있었다. 바위가 없어서 스노클링 할 만큼 많이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신난다 정도는 되었다.
이때 진짜 햇빛 뜨거운 줄도 모르고, 나름 잠깐잠깐 놀다가 가방 걱정도 되고 해서 자주 선베드로 돌아와 쉬었는데 한 3주 동안 등 껍질이 벗어지는 고통을 맛봐야 했다.
내가 가본 바다 중에 파타야의 이름 모를 무인도같은 섬과 견줄 수 있을 만큼, 사람 반 물 반인데도 물색이 저렇게 예쁘고 투명하여 기억에 정말 남는다. 보통 저런 라군류(?)는 발이 땅에 안 닿고 배를 타고 가서 풍덩 뛰어드는 그런 포인트들이 많은데 여긴 진짜 모든 것이 완벽했다. 엄청난 인파 빼고는.
석식 포함된 하프보드로 예약한 베스트웨스턴. 평타는 쳤다. 핫텁 있는 룸을 일부러 빌렸는데 술먹고 발이라도 잘못 디디면 바로 떨어질 거 같이 테라스는 좀 무섭기도 했고, 또 왜인지 아무리 데워도 물이 안 따뜻해지는데다, 옆 룸에서 핫텁에서 도대체 뭘하는지.. 알고 싶지 않은 tmi 소리가 너무 들려와서 그냥 포기했다.
이 동네는 정말 할 게 없고, 위치가 별로였기 때문에 다시 갈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숙소 자체는 만족스러웠다. 가격도 착하고. 아래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저녁도 맛있었다.
그리고 제일 좋았던 건 수영장. 낮에는 사람이 없더니 저녁 먹기 전에 올라갔더니 누울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영국인 가족 일원인 듯한 어린 아이가 계속 나한테 자랑하면서 다이빙을 하길래 몇 번 박수를 쳐주었다.
그리고 석식 차례.
몰타산 와인도 시켜보았다. 그냥 그저그랬다. 특징없는 맛.
석식 포함이래서 부페일 줄 알았는데 코스요리여서 더 좋았고, 맛도 다 괜찮았다. 다만 새우는 정말 평범하고 퀄리티도 별로였어서 그냥 스테이크를 고를걸 하고 후회 되었다. 의외로 빵이 제일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었다.
조식은 이정도로 먹었고, 생 오렌지를 직접 짜서 먹어도 되어서 좋았다.
1박 2일의 짧은 여행이라 다음날 아쉬운 마음에 바다 한 번 더 들어갈까 싶었는데 왠지 엄두가 또 안 나서 그냥 구경만 했다.
발레타까지 버스 타고 한참을 가서.
어마어마한 크루즈도 구경을 하고. 이 크루즈가 정박한 곳은 쇼핑 거리가 있어 거기서 마그넷도 샀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올유캔잇....... 스시를 먹으러 갔다.
퀄리티 되게 괜찮았다. 몰타 가면 또 가야지. 헝가리는 올유캔잇도 그저 그렇고 스시는 더더욱.. 해산물 실컷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이라면 살기에 좀 더 좋았을 텐데.
이러다 쓰러질 거 같아서 스타벅스 가서 한국 전통음료 한 잔. 유럽인들아.. 아아없이 어떻게 사느냐.
공중정원인가 뭔 정원인가 올라가는 엘레베이터 앞까지 갔다가, 공항 가는 시간이 촉박할 거 같아 그냥 바로 볼트를 불러서 타고 갔다. 발레타는 하나도 둘러보지 못한 셈인데 다음 여행을 위해 아껴두기로 하였다.
쌀쌀한 가을 날씨에 이 글을 쓰다보니 괴로웠던 햇빛도 조금 그리워지려고 한다. 7-8월은 너무 살인적인 햇빛인 게 큰 단점이고, 못한 시내 구경을 할 겸 9-10월쯤 한 번 더 가보려고 했는데 올해 안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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