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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2023.02.20 월요일 부다페스트, 날씨 모름 잠을 하나도 못 잤다. 한국에서 가져온 약이 다 떨어져간다. 넉넉히 가져왔다고 생각했는데, 한 상자에 8알이래봤자 하루치도 안 된다. 저녁에 회사 주임이 여러가지 물품, 귤, 음료수, 약을 전해 주고 갔다. 2023.02.21 화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새벽 내내 한숨도 못 자고 숨이 턱턱 막혔다. 괜찮다 싶으면 약기운이고, 네 시간이면 어김없이 약기운이 떨어져 오한이 들었다. 숨이 자꾸 차오르니 폐렴일까 걱정돼서 병원에 가봐야겠다 싶은데, 찾아보니 희망적인 정보가 나오질 않았다. 코로나면 사립병원에서 안 받아주고, 공립병원 (우리 직원이 말했던 그 공포의... 공립병원..) 가야 한다는 그런 내용들. 결국 앰뷸런스를 불러야만 응급실에 갈 수 있다고 하여,..
저번 주 일요일 희미하게 코로나 키트 양성 반응이 나오고, 월요일-화요일 넘어가는 밤에 잠을 단 한숨도 못잘 정도로 숨이 턱턱 막히고 힘들었다. 어릴 때 천식이 있기는 했지만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고통에 몸부림 치다가, 가만히 앉아있어도 숨이 차오르기 시작해서 한인회 방에 문의를 했다. 이전에 폐렴까지 훅 간 적이 있어서 걱정이 됐다. 여러 정보가 오갔는데, 첫째, COVID 환자는 사립병원에서 받아주지 않음 둘째, 응급실 걸어들어가는 건 안 됨, 앰뷸런스 무조건 불러야 함 이 정도로 추려졌다. 헝가리의 병/의원은 공립, 사립으로 나뉘어 있는데 공립 병원은 의사와 직원들이 공무원이란다. 우리 헝가리인 직원이 그전에도 "공립병원은 널 죽게 놔둬" 라고 우스갯소리를 몇 번 했는데, 이게 내 경우가 된다고 생..
2023.02.13. 월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간만에 날이 갰다. 날씨는 좋은데 거주증 관련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동생 결혼식 못 본 것도 속상하고 이거저거 몰려와서 점심시간에 책상에 엎드려 울었다. 이 나라 들어와서 신고식을 너무 거하게 치르는 느낌이다. 저녁에는 한국관에 가서 육회, 삼겹살 배부르게 먹고 직원 머무르는 숙소에 가서 2차로 한 잔 더 했다. 나초를 시켜먹었는데 아주 맛있었다. 2023.02.14. 화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아침에 비몽사몽으로 택시를 탔다가 거기서 안경을 잃어버린 것 같다. 본사에 보고해야 하는 자료가 아주 많았는데 흐린눈으로 일하려니 힘들었다. 안경 하나는 다리가 부러지고, 마지막 남은 여분이었는데... 어쩌지. 점심에 마리나파트에 있는 요트클럽 겸 식당에 가서 ..
2023.02.06. 월요일 부다페스트, 흐림 일 끝나고 치과에 갔다. 스케일링 할인 이벤트를 한다고 하여 예전에 예약해뒀던 곳인데, 치주염이 있는 것 같다고 하여 치주염 치료를 예약하였다. 한국에서 받던 것처럼 끝나고 완전히 개운한 느낌 없는 게 느낌 탓인지. 한인마트가 근처에 있길래 들러서 샘표 비빔국수를 10개나 샀다. 계산을 하던 직원도 웃었다. 그나저나 치과 근처 주차 자리가 널널한 곳이 하나 있어 차를 댔는데 왠지 불안하다. 또 모르고 불법 주차한 것은 아니겠지... 독일에서 하도 뜯겼더니 불안하다. 2023.02.07. 화요일 부다페스트, 흐림 일 마치고 진도에서 곱창전골을 포장해다가 동료와 함께 먹었다. 진도 식당은 양념이 내가 먹기엔 조금 달지만, 애호박을 뺐더니 한층 좋아졌다. 헝가리에..
넷째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벼룩시장이 있다길래 친구와 느즈막히 방문했다. Szimpla Kert라고 펍이자 flea market이다. 페북: https://www.facebook.com/szimplakert 뭔가 살 거라고 기대하고 가진 않았고 그 예상이 적중하긴 했지만, 젊은이들 좋아할 것 같은 힙스러움에 묘하게 자꾸 생각나서 포스팅 해본다. https://goo.gl/maps/k1rrqzkEqQZG3q2j6 Szimpla Kert · Budapest, Kazinczy u. 14, 1075 헝가리 ★★★★★ · 호프/생맥주집 www.google.com 위치한 거리부터가 좀 이국적이다 싶었는데, 문양이나 글씨를 보니 Jewish였다. (알고보니 여기가 Jewish District란다.) 입구부터 범상치 않..
2023.01.30. 월요일 부다페스트, 눈 회사를 마치고 드디어 도수치료를 갔다. 가는 길에 눈이 많이 오고 네비가 골목 골목을 안내해서 진땀을 뺐다. 속옷 빼고 다 탈의해서 춥고 민망했는데 지금까지 받아본 치료 중에 최고였다. 나는 치료 받는 느낌이라 괜찮았는데, 치료하는 사람이 오히려 힘들어 보여서 걱정 되었다. 다음 치료는 그 다음주 토요일로 잡았다. 2023.01.31. 화요일 부다페스트, 흐림 어느새 1월의 마지막 날. 옆팀에서 같이 저녁+술 먹자 하여 동석했다. 중간까진 매우 즐겁고 배도 불렀는데, 빠이주가 너무 독해서 나중에는 정신이 흐릿했다. 본부에서 출장 온 주임과 거의 한 시간을 걸어가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즐겁고 좋은 시간이지만, 언제나 말을 많이 하는 것이 후회된다. 경거망..
친구와 함께 찾은 에게르. 벌써 두 번째 방문이다. 저번에는 석식 포함 숙소여서 에게르 식당 탐방을 못했는데 이번에는 검색 끝에 꽤 괜찮아 보이는 곳이 있어 도전해 보았다. 헝가리는 이렇게 공원 안에 식당이 있는 경우가 많다. 볼때마다 특이하고 신기하다. 입구부터 범상치 않은 Excalibur. 중세시대 컨셉 레스토랑이라는데 글쎄. 이름답게 마당 정 중앙에 큰 검이 꽂혀있다. 스티커이긴 하지만 창문도 스테인드글라스 느낌으로 아주 옛날같고. 진짜 촛불이었다. 코트 잘못 벗었으면 불 붙을뻔. 중세 중세. 테이블마다 놓여있던 향신료(래봤자 후추, 파프리카, 소금 가루). 괜히 한 번씩 휘적여보고 싶게 생겼다. 이 글씨체는 정말 알아보기 힘들었다. 그래도 영어 메뉴가 있는 게 어디냐고. 메뉴 고르는데 20분 걸..
2023.01.19 목요일 부다페스트, 비 꿈에서 동생네 집을 찾아가려는데 반대편 정류장에 서있다가 사람들이 알려주어 건너갔다. 늦은 김에 과일 가게에 들러서 참외를 사는데 참외는 없고 멜론이 있다며 아주 커다란 노란색 멜론을 두팔 가득 받았다. 깨고나니 태몽인가 싶어서 동생에게 물어봤으나 그냥 한국에 가고 싶은 마음 아니냐고 하였다. 이력서 몇 개를 받았는데 평범한 경력이나 배경의 사람이 많이 없고 하나씩 특이하였다. 나도 썩 평범하진 않으니... 어서 사람이 뽑혔으면 싶다. 20일이 부가세 신고일이라 밤 10시가 다 되어가도록 스탭이랑 고생했다. 당장 해 줄 수 있는 건 없고 집에 태워다 주는데, 가는 길에 국회의사당과 부다성이 보여서 기분전환이 되었다. 집에 와서 컵라면을 먹고, 친구와 통화를 하다..
2023.01.11. 수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본부 상사분께서 오시는 날이라 야근을 못했다. 점심에 수제버거를 먹었는데 맛이 괜찮았다. 저녁에는 진도푸드에서 상사분과 둘이 회를 먹었다. 운전을 해서 술은 못 마셨는데 회를 술 없이 먹은 게 미성년자 때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후식으로 먹은 사탕이 맛있어서 한 컷. YOGURTINI. 나중에 마트에서 찾아봐야지. 사람이야 한 사람 한 사람 대화해보면 나쁜 사람 없지만, 회사가 갈수록 답이 없어 보여 모든 의지가 떨어지고 있다. 거주증은 아직 멀었는지, 내 거주증은 아직 진행중이라고 헝가리 이민국에서 연락이 왔다. 나오면 나온 거지, 진행중이라는 말은 왜 했을까. 문제가 있을 리는 없고 곧 나온다는 건지, 아니면 시간이 더 걸린다는 건지 알 수 없다. 20..
매일 기본 아홉시~열시까지 일하다 보니 정신이 갈리는 느낌이 든다. 반강제로 일에서 나 자신을 떼어놓으려 금요일에 급 숙소 예약을 하고 토요일 아침에 떠났다. 에게르 숙소로 택한 곳은 Erla Villa. 사실 아무 기대없이 적당히 깨끗하면 됐다 하고 100유로 조금 넘는 가격에 예약했는데 결과는 대만족. 공주님 방 같은 인테리어도 마음에 든다. 7080 부잣집 느낌(그 시대에 살아본 적도, 부자였던 적도 없지만)이 난다. 6년째 주차 초보인 나에겐 주차가 조금 불편하고 예약페이지에는 공지 되어있지 않았던 스파시설 공사가 흠이었다. 다음에 마사지, 배쓰 미리 예약하고 다시 올 마음이 있다. 체크인하고 미녀의 계곡까지 슬슬 걸어가 보았다. 어디서나 날 안심시켜주는 맥도날드. 레귤러 커피가 없어서 당황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