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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이스탄불 3박 4일 2024년 3월 (구시가지 호텔, 길거리 옥수수, 하피즈무스타파, 카라쿄이 카이막, MERDO 홍합밥, 프라이빗 일일투어) 본문

여행/내가 유럽에 온 이유, 해외여행

튀르키예 이스탄불 3박 4일 2024년 3월 (구시가지 호텔, 길거리 옥수수, 하피즈무스타파, 카라쿄이 카이막, MERDO 홍합밥, 프라이빗 일일투어)

여해® 2024. 3. 27.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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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마일리지를 털기 위해 반강제로 들렀던 이스탄불. 그래서 그런지 솔직히 막 즐겁거나 기억에 많이 남는 여행지는 아니었다. 그래도 4일이나 있었고, 프라이빗 투어까지 했고, 사진도 많이 찍어서 후기를 아주 안 쓰고는... 내 시간과 핸드폰 배터리와 돈이 아까워서.. 못 참아...

 

 

공항-구시가지 호텔까지는 픽업서비스를 썼고, 호텔에서 왕복 80유로 견적을 주었다. 이런 나름 리무진(?) 같은 차가 텅텅 비어서 나만 태우고 가는데 비도 오고 괜히 울적했다. 짐이 많지만 않았어도 신시가지 쪽 숙소를 잡고 공항버스를 탔을 텐데 한국으로 들어가야 하는지라 짐이 많아 선택권이 없었다. 괜히 택시랑 흥정하고 기분 상하느니 이게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신시가지->구시가지 넘어가는 다리 위. 이때부터 차가 꽉꽉 막히기 시작하고 이스탄불의 첫인상은 음... 골목이 우리나라랑 은근 비슷한 풍경이 많고, 사람을 치지는 않을까 매우 걱정되게 좁은 도로와 골목에... 사람.. 사람 ... 사람.. 차... 사람.. 의 연속이었다. 이때부터 부다페스트 촌사람(?)인 나는 허옇게 질리기 시작하는데.. 

 

 

 

 

 

방 크기만큼은 꽤 넓었던 호텔. 그런데 진짜 방음이 너무 안 돼서 처음에는 창문이 다 활짝 열려있는 줄 알 정도였다. 옆에는 탕비실이 있어서 새벽에도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너무너무 컸다. 위치도 썩 좋은지 모르겠고, 리셉션 직원이 친절하긴 했으나 호텔 픽업비도 중간에서 많이 챙겨 먹는 것 같고,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자꾸 디너크루즈 타라고 영업해서... 밖에서 호객행위 시달리다 호텔 로비에서까지 그러려니 진짜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떠날 때 부킹닷컴에 후기 잘 써달라고 부탁하며 마그넷도 주고, 앞에서 뚫어져라 보고 있는 바람에 솔직후기 못 쓰고 별점 5점 주며 작성했는데 (한국인 후기 보고 믿고 갔는데 아마 대부분 이렇게 쓰시지 않았을까..) 아무튼 추천하고 싶지 않아 호텔명은 적지 않겠다.

 

 

 

 

이스탄불하면 카이막밖에 모르는 나, 그래도 왔는데 한 번 구경은 나가야지 했다가 까암짝 놀란 대도시. 대도시 이스탄불....

 

 

사람이 별로 없게 나왔는데 진짜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눈물이 났다. 겨우 자리를 찾아 앉은 카페. Hafiz Mustafa 1864라고 이스탄불에서 꽤 여러 번 보게 되는 체인점이다.

 

 

 

드디어 맛 보는 내 생애 최초 카이막. 천상의 맛까진 모르겠는데 이번 여행에서 카이막 여섯 번이나 먹었으니 이 정도면 천상의 맛이라고 해야 할까.

 

 

 

카이막보다도 차이 티가 생각난다. 물론 찻잎만 있으면 먹을 수 있지만 또 현지가 아니면 저 맛이 안 나니까. 차이티, 카이막의 조합은 정말 환상적이긴 했다. 

 

 

 

맛있으니까 한 컷 더.

 

 

 

동그란 천장의 모스크 사원은 유명한 블루모스크를 비롯 여러 개가 있다. 튀르키예 사람들 대부분이 강경파는 아니지만 무슬림이라고 한다.

 

 

 

 

정말 맛있어 보여서 사 먹은 옥수수. 근데 반도 못 먹고 버렸다. 왜냐면 정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뭘 먹으면서 걸어 다닐 수가 없었고... 비주얼과는 다르게 구운 지 좀 오래돼서, 다시 데워주는데도 불구하고 군데군데 차가웠다. 그리고 초당옥수수 식감을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하겠지만, 나는 찰옥수수 파라 사각사각 씹히는 옥수수 맛이 영 별로였다. 

 

 

 

 

 

불이 켜지니까 더 예쁘고 이국적인 모스크.

 

 

 

이스탄불에서는 이렇게 다리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고등어인지 큰 멸치인지 아무튼 반짝반짝하는 물고기들이 계속 잡혀 올라온다. 사람도 많은데 물고기도 많은가 보다.

 

 

그리고 신시가지까지 거의 50분을 걸어서 (새삼 내 체력이 신기하네..) 찾아가 먹은 두 번째 카이막. 카라쿄이이라는 지역의 우리나라 방송에도 나온 맛집이라는데, 여기서는 드디어 빵을 먹을 수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특별히 카이막 맛이 다르게 느껴지지는 않았고, 빵이 푸짐하고 차를 더 많이 줘서 좋았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저 차이 티가 왜 이렇게 먹고 싶은지 모르겠다.

 

특별히 맛이 다르진 않다고 써놓고 보니, 숙소에서 먼데도 여기 두 번이나 갔다. 맛집 맞는 듯.

 

 

 

 

 

그리고 더 걸어 걸어 올라가 찾은 홍합밥. 내가 숙소를 잡은 구시가지에는 홍합밥이 길거리 음식으로만 있고 그마저도 찾기 힘들어서 굳이 굳이 여기까지 올라와 먹었다.

 

 

맥주 한 잔이 그리운 맛이지만 팔지 않아서 레모네이드로 대신하였다. 하지만 탄산음료는 달아서 싫어..... 

 

되게 간이 세고 짠데 나는 홍합을 많이 좋아해서 아주 잘 먹었다. 이스탄불에 갔다면 홍합밥은 한 번쯤 먹어보길 추천, 그리고 이 집은 가까이 있다면 추천. 아니면 굳이 찾아갈 정도는 아니고 신시가지에 널린 게 홍합밥이다.

 

 

 

 

리트리버는 생김새가 원래 억울하고 슬픈 애들이 많지만 유독 더 슬퍼 보였다. 그래도 나름 잘 먹고 잘 사는 것 같은데.

 

튀르키예 사람들은 강아지와 고양이를 다 사랑해서 핍박(?) 받지 않고, 길거리에 산다고 해도 마냥 관리 안 되는 유기견 유기묘들이 아니라고 한다. 정부에서 나름 관리하고 중성화 수술도 해주고 그런다고. 사실 사람 많고 정신없고 호객행위 심각하고 맛있는 거라곤 카이막밖에 없는 도시였지만, 동물을 사랑하고 아낀다는 게 느껴져 어느 정도 부정적인 인상이 희석되는 기분이었다.

 

 

 

 

야경이 참 멋있었는데... 내 핸드폰이 문제. 이날 저녁에만 돌아다녔는데 거의 2만 보 걷고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내일 백퍼 몸살 나겠구나.

 

 

이틀차에는 프라비잇 투어를 신청해서 가이드 분과 단둘이 다니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체력이 좋다가도 급 떨어져 버리고 사실 이슬람 문화 그다지 관심도 많이 안 가서, 유적지보다는 길거리 문화 위주로 보고 싶은 마음에 신청한 투어였다.

 

한국분인 건 알았지만 남자분이실 줄은 몰랐는데, 당연하게 여자분이 나오실 줄 알아 초반에 당황한 것 빼고는 다 괜찮았다. 순하면서 자기 일에 열정적인 멋진 분이었다. 나는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좋다. 내가 내 일을 사랑하지 않으므로...

 

 

 

많이 들었는데 기억이 안 나............... 전차 경기하던.. 뭐더라.. 죄송해요 가이드님..

 

 

그 옛날에 어떻게 지었을까 신기할 정도로 큰 블루 모스크. 

 

 

 

실제보다 사진이 더 잘 나오는 듯한 천장. 와 진짜 근데 새삼 대단한 것 같다. 저걸 어떻게 지었을까.

 

 

 

기도하는 곳. 여자는 무조건 뒤에서 기도해야 한다는데 어떤 여자가 앞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엄청 크고 무섭게 소리 지르며 가드가 다가갔다. 나는 이슬람 문화를............ 정말이지.. 좋아할 수가 없다. 

 

 

 

 

뭐더라..

 

 

 

어디더라...

 

아무렇지 않게 유적지에 퍼질러 자고 있는 냥이들이 많다.

 

 

예쁘지만 입장료가 얼마더라.. 6만 원이나 했는데 가이드 분 것까지 내드려야 해서 무려 12만 원짜리.. 톱카프 궁전.

 

톱카푸 궁전의 카푸는 문이라는 뜻이랜다. 생각해 보니 카푸는 헝가리어로도 문인데, 두 언어권이 겹치는 걸까 우연인 걸까.

 

전날은 비도 오고 너무 추웠는데 날씨 하나만큼은 정말 환상적이었던 이날.

 

 

 

어린 시절에 '내 이름은 빨강'이라는 책을 읽다가 포기한 적이 있다. 세밀화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추리소설인데 왜 노벨문학상을 받았나 궁금해서 읽어보려 수없이 시도했으나 실패. 이때부터였을까, 이슬람 문화랑 안 맞는 게. 

 

 

내 스타일. 초록색 내 거.

 

 

검은 냥.

 

 

 

예쁘기는.. 예쁘다.. 무지하게. 

 

 

 

 

톱카푸 궁전에서 보는 풍경. 이런 궁전에서 살면 기분이 어땠을까. 

 

 

세상에서 두 번째로 큰 다이아몬드였나. 내 거.

 

 

 

톱카푸 궁전을 나와 점심은 한국의 떡갈비랑 비슷한 게 있다고 추천해 주셔서 이것으로 먹었다. 당연히 한국 떡갈비랑 비교할 수는 없는 맛이었으나 정말 냄새 하나도 안 나고 괜찮았다.

 

 

 

또 카이막 먹으러 방문한 하피즈 무스타파. 그런데 여기 지점은 빵도 엄청 많이 주고, 꿀은 거의 그릇이 넘치게 준다. 나는 너무 달아서 꿀 적게 주는 데가 더 좋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길 더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

 

돌아다닐 땐 이거 저거 설명해 주시느라 다른 얘길 못했는데 밥이랑 디저트 먹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 보니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점심 먹고 나서는 관광지는 크게 관심이 없고 아시아지구 이런 젊은 친구들(?) 다니는 곳을 더 가보고 싶다고 부탁드렸다. 

 

 

 

 

궁금했던 석류+오렌지 혼합 주스. 그 귀한 석류를 끝까지 짜내지 않고 그냥 대충 짜버리는데 여기는 과일이 너무 싸서 그렇단다. 그래도 너무해.. 되게 맛있었다.

 

 

 

 

이번엔 길거리 음식으로 먹어본 홍합밥. 어디서 먹어도 따뜻하기만 하다면 다 맛있는 것 같다. 

 

 

이후 길거리 돌아다니면서는 너무 정신없어서 사진을 못 찍었다. 가이드 분은 나보다 나이가 어렸고 너무 잘 챙겨주셨는데, 사실 일대일 가이드 신청한 사람은 처음 봐서 많이 긴장하셨는데 내가 좋은 사람이라 다행이라고 거듭 그러셨다. 사실 나 같아도.. 일대일 신청한 사람은 뭔가 갑질하는 진상일까 걱정되긴 할 것 같다. 해외 살면서는 정상적인 한국인 만나는 게 하늘의 별따기니까 나도 이 가이드님이 귀했다. 그런 의미로 나자르 투어는 적극 추천.

 

 

 

다음날 느지막이 나섰다. 이날은 기념품 쇼핑하리라 큰맘 먹고 이집션 바자르에 갔다. 

 

 

 

아무것도 못 사고 나왔다... 사람 진짜 너무 많고 호객 행위 절레절레... 부다페스트 촌사람 살려...

 

 

 

 

전날 가이드님이 꼭 가봤으면 좋겠다고 추천해 준 곳이 있는데 바로 쿠즈쿤죽. 가보면 확실히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며 조용한 걸 좋아하시면 거길 가라고..... 결과는 대성공. 

 

 

정말 별로 볼 건 없지만 이런 뷰를 한적하게 즐길 수 있다. 

 

 

 

잠시 들른 카페에서 들이대던 냥. 내 감자튀김을 뺏어간 냥.

 

 

 

 

 

 

 

 

이렇게 예쁜 건물들이 많다. 약간 센텐드레 생각도 난다.

 

 

 

 

 

 

 

시가를 피우는 할아버지와 강아지가 멋있어서 간 카페.  

 

 

 

 

 

가루가 가라앉길 기다리다 먹는 터키식 커피. 

 

 

 

 

 

돌아오는 길에 약간 유기농 같은 거 파는 가게가 있길래 구경하고 피스타치오를 샀다. 피스타치오가 튀르키예에서 최초로 났다는 말을 들었는데 진짜인진 모르겠으나... 시장에도 많이 팔지만 그래도 믿을 수 있어 보이는 가게에서 사고 싶었다. 한국 가서 먹어봤는데 맛이 있었다.

 

 

 

 

 

냥.

 

 

 

 

 

페리 타고 돌아가는 길. 새우깡을 던져주는 사람도 없는데 갈매기들이 배에 바짝 따라붙는다.

 

 

 

 

이번엔 백종원이 다녀갔다는 맛집. 구시가지에서도 한참 먼 곳에 있는데 충분히 갈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카이막들은 큰 차이를 못 느꼈는데 여기는 나름 명성(?) 때문에 더 맛있게 느껴졌을까. 제일 고소한 맛이 강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만 돌아오는 길에 어둡고 사람이 많은데도 좀 거친 사람들이 많아 보여 많이 무서웠다. 

 

 

 

 

 

 

다음날. 떠나기 전 마지막 외출. 다시 꾸역꾸역 시장에 가서 마그넷을 하나 샀다. 

 

 

 

 

시장 앞에서 먹은 하피즈 무스타파 카이막. 여기도 빵은 안 줬다. 먹고 싶었는데..

 

 

 

차랑 함께 나오는 떡 같은 게 너무 맛있어 물어보니 이게 바로 로쿰이라고. 작은 상자 하나를 샀다. 기본 맛이 제일 맛있었다. 한국 가져가서 가족들 먹으라고 식탁 위에 놔뒀는데 별로 입맛에 안 맞는지 나만 많이 먹은 것 같다. 

 

이스탄불 가서 알게 된 사실들, 동물들은 많이 귀엽고, 이슬람 문화는 (강경파가 아니라 해도) 적응할 수 없으며 나는 소도시 체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이유이지만 한국이라는 더 기대되는 일정을 앞두고 이스탄불에 체류하는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4일이나 되는 시간이 몹시 아깝게 느껴지고, 아무리 관광도시라지만 엄청난 입장료.. 내가 입장료 가지고 이렇게 구시렁대는 건 진짜 학생 때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여러모로 빈정상하는 포인트가 많다가도, 강아지 고양이 아끼는 사람들 보면 또 마음이 누그러지고 냉탕 온탕 오가는 기분이었다.

 

 아마 또 경유를 하지 않는 이상 다시 갈 일이 없을 것 같은 이스탄불 여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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