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상 (7)
옆집
넷째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벼룩시장이 있다길래 친구와 느즈막히 방문했다. Szimpla Kert라고 펍이자 flea market이다. 페북: https://www.facebook.com/szimplakert 뭔가 살 거라고 기대하고 가진 않았고 그 예상이 적중하긴 했지만, 젊은이들 좋아할 것 같은 힙스러움에 묘하게 자꾸 생각나서 포스팅 해본다. https://goo.gl/maps/k1rrqzkEqQZG3q2j6 Szimpla Kert · Budapest, Kazinczy u. 14, 1075 헝가리 ★★★★★ · 호프/생맥주집 www.google.com 위치한 거리부터가 좀 이국적이다 싶었는데, 문양이나 글씨를 보니 Jewish였다. (알고보니 여기가 Jewish District란다.) 입구부터 범상치 않..
곰아저씨 한인마트에 이거저거 주문을 하는데 쌀엿이 보였다. 떡볶이떡 구워먹는 게 소소한 일상이 된지라 조청 찍어먹으면 딱이겠다 싶어 구매했는데,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할인을 해 주셨다. 떡에 찍어먹는 거야 간장종지만큼이면 끝이고. 이 많은 걸 어쩐다 싶었는데 갑자기 이걸로 엿을 만들어먹을 순 없을까 싶어 (왜 그랬니) 검색을 해봤다. 물엿은 조청으로 이걸 졸여서 그대로 굳히면 갱엿(갈색빛 도는, 농협 장터 이런 데서 종종 보이는), 그걸 쭉쭉 잡아 늘리며 공기를 주입하면 하얀 가락엿이 된단다. 평소에 슬라임 영상 보는 것도 좋아했고 힘이라면 자신이 있어서 시작을 했다.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고 오로지 쌀엿만 쏟아붓는다. 이걸 끓이면 점점 진해지면서 갈색이 되는데, 찬물에 한방울 떨어트렸을 때 바..
헝가리에 절이 있는지 출국 전부터 찾아 봤는데, 그때는 부다페스트의 어떤 대학 캠퍼스 내에 모임이 있다는 것까지만 들었다. 이후 헝가리 한인회 챗방에서 한 번 얘기가 나왔다. 에스테르곰이라는 도시에 원광사 (Won Kwang Sa)라고 조계종 출신 헝가리인 스님이 세운 절이 있다는 것이다. 헝가리로 돌아와 차 나오기만 손꼽아 기다리다가 설레는 마음으로 방문했다. 구글 리뷰를 보면 건물 입구를 찾을 수 없어서 근처를 배회하다가 돌아왔다는 내용이 많아 미리 전화도 하고 메일도 쓰고 철저히 확인을 했다. 가는 길은 굉장히 험난했는데, 원광사가 아주 외진 곳에 있다보니 거리상으론 가깝지만 길이 험한 산길로 안내를 해서였다. 부다페스트에서 출발하는 분은 waze에서 바로 원광사를 찍지 말고, 에스테르곰 시내를 찍..
부다페스트로 완전히 입주하고 맞이하는 첫 일요일. 해피홈케어라고 헝가리 한인회 방에서 홍보하는 걸 보고 청소 서비스를 미리 예약해 두었다. 가격은 20,000포린트. 원화로 7~8만원인가? 아침에 약속된 청소 서비스가 왔다. 홍보에 쓰시려는 건지 잔뜩 어질러진 집 사진을 찍겠다고 하시기에 창피하지만 허락했다. 한인회 방에 안 좋은 후기가 바로 어젯밤에 올라와서 예약을 취소할 수도 없고 어쩌냐.. 했는데 나는 나름 만족스러웠다. 타고나길 일머리가 없는 사람 어쩔 수 없듯이 살림 머리가 없는 나도 어쩔 수 없다. 고작 사나흘 살았는데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던 내 세간이 착착 정리되어 가는 걸 보니 이건 정말 뇌구조 문제다. 내가 잘하는 걸 못하는 사람에게 조금만 더 친절해지자고 마음 먹었다. 비록 나는 내가 ..
다다음주면 프랑크푸르트를 떠난다. 예상한 바와는 다르게 두 달이나 체류했다. 아직 헝가리 워크퍼밋을 신청하지 못했기도 하고, 헝가리에 돌아가도 딱히 할 일이 없어서(라고 회사에서는 말했다)이다. 드디어 다음 주면 워크퍼밋 신청과 체류를 위해 부다페스트로 영영 돌아가게 된다. 독일에 머물면서 부다페스트에 두 번 다녀왔는데 한 번은 친한 언니의 친동생의 친구를 보러, 한 번은 회사 일+집구하기를 위해서였다. 우크라이나 난민이 대거 헝가리로 몰리면서, 이민국 일처리가 한결 느려진 것은 물론 렌트 매물도 족족 동나서 난리도 아니라고. 그래도 나는 꽤 순조롭게 집을 구한 셈이라고 본다. 입주까지 완료하고 나면 집주인에게 연락, 계약서 작성, 입주까지의 과정을 쭉 정리해서 올려봐야지. 프랑크푸르트에서의 생활은 대체..
요즘 헝가리 취업 비자 받는 게 오래 걸린다고 한다. 사실 여부는 정보가 부족해 알 수 없지만, 가서 얼굴을 보여주고 신청서를 내는 일정을 잡는 것조차 언제 될 지 모른다고 하니. 일정을 바꾸어 우선 프랑크푸르트로 넘어왔다. 회사와 호텔이 있는 곳은 정확히 프랑크푸르트는 아니고, 그 근처에 붙어있는 조금 더 규모가 작은 도시인데 편의상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프랑크푸르트라 한다. 오자마자 차를 받아서 운전하고 다니는데 운전 6년차에 아직도 번화한 시내 주행과 주차가 서툴러 진짜 프랑크푸르트에 갈 생각은 차마 안 했다. 독일에 넘어온 지 2주째에 드디어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나가 볼 마음이 생겼다. 나에게 인수인계 해주던 회사 직원분의 퇴근길을 따라 S bahn을 타고 출발. 우리나라 전철과 비슷한 에스반. 다..
9월 중순 부다페스트에 도착하자마자 숨가쁜 일상을 보냈다. 겨우 숨돌리게 된 첫 주말, 비즈니스 탑승 (폴란드 항공 비즈니스 탑승기 클릭) 효과는 하루만에 날아갔고 피곤한 몸을 달래주려 마사지샵을 검색해 봤다. 부다페스트는 여행으로도 와 본 적 없는 곳. 모든 게 낯설었다. 구글맵에 마사지샵 검색해보면 번듯한 샵도 있지만 개인 가정집에서 하는 것 같은 비주얼도 많이 보였는데, 괜찮아보이는 곳은 다 예약이 되어 있었다. 겨우 한 군데 찾아서 걸어 보았다. 전전날 쇼핑몰에서 믿고 산 나이키 신발을 신고서. 부다페스트는 야경이 멋지고 아기자기한 옛 건물을 자랑하는 도시이지만, 회사 근처에서 맞이한 건물들은 좀 느낌이 달랐다. 10분쯤 걷다보니 이런 공원이 나왔다. 이때쯤부터였다. 신발이 날 고문하기 시작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