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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준비하면서 시간이 제발 조금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 했던 시험은 정말 오랜만이다. 대학교 때도 그냥 못 보면 재수강하지 뭐 했었는데... 나는 역시나 또 공부를 안 했고, Brainscape는 내 이해도가 27%라고 알려 주었다. 순 공부시간 따져보면 한... 30시간 정도? 150시간은 해야할 듯.. 오랜만에 수업 같이 들은 동기들을 보니 되게 반갑고, 금토일 금토일 연속 2주 동안 지겹기도 하던 학교에 벌써 추억이 서린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옆자리 동기는 슬로바키아 리조트에서 일하는 소믈리에인데, 자꾸 공부 하나도 못했다면서 사실 겁나 잘 알고 수업 때도 막힘이 없었어서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나도 어디 가서 자꾸 떨어질 거 같다 소리 하지 말아야지 조금 반성했다. 그치만 진짜 떨어질 거..

올려야지 올려야지 해놓고 벌써 한 달이 지났고 이 포스팅 올리는 오늘(2024.05.23) 시험까지 보고 왔다. 신대륙 공부하던 날. 와인에 대해 정말 아무 것도 모를 때는 막연히 미국, 호주 신대륙 와인은 무조건 저품질 대량 생산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 편견이 어느 와인바에서 깨졌었지. 그리고 투핸즈 쉬라즈.... 아무튼 그래도 여전히 잘 모르겠는 신대륙. 처음으로 먹어본 남아프리카의 셰닌블랑. 생각외로 되게 되게 맛있어서 기억한다. 수업하다보면 와인을 이만큼이나 마시기 때문에 다 뱉었다. spittoon이 몇 번이나 꽉 차서 중간에 왔다갔다 할 정도. 집에 spittoon 사다놓고 싶다. 삼키지 않아도 충분히 맛을 느낄 수 있고, 취하지 않으니까 더 맛을 잘 느낄 수 ..

겟유어가이드에서 데이 투어로 신청해 와이너리 갔다가 형편없는 (이런 말 해서 미안..) 와인 테이스팅과 서비스를 받고 못내 아쉬워 호텔 앞 와인샵에서 산 방돌 와인. 처음으로 마셔보는 방돌 지방 와인이다. 이름이 자꾸 안 외워지는 무르베드르 품종. 책에선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 레드 품종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라 하는데 한 번도 안 마셔본 품종이라 특징을 잘 모르겠어서 시도해 봤다. 프랑스인들의 남 가르치기와 자부심은 굉장한데 와인은 말할 것도 없다. “무르베드르는 품종일 뿐이잖아”라고 하길래 “잘 몰라서 그래 쏘리” 하니까 한숨...ㅋㅋㅋㅋㅋ 쉬면서 추천해 준 와인이다. 27.50유로, 2020년 빈티지. 무르베드르를 베이스로 생소, 그르나슈를 섞었다. 테이스팅 노트 방에 와인잔이 없고 안 빌려줄 ..

WSET Level 2는 지난 번 독학으로 합격한 후기를 남겼고, 당시 3일 벼락치기 & 교과서 다 읽지도 않고 시험 보는 짓거리를 해서 어찌저찌 요행히 붙었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레벨 3 수강 신청 후 결제하며 책을 받아 조금 읽어 보았고, 문제 유형과 예상 문제/답안을 읽어보니 진짜 큰일났구나 싶었다. 원래는 수업 시작 전에 1회독이라도 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그런 걸 지킬 리가 없지. 그렇게 결국 개강일 당일이 되고야 말았다. 모두 외국인일 것이라고 생각한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 버렸다. 어쩌다 보니 내 옆에 앉은 슬로바키아 여자분을 제외하고는 전부 헝가리인인 것. 헝가리에서 하도 황당한 일을 겪었고, 12월에 레벨 2 수업을 그냥 째버린 전적이 있는 학교였기에 혹시 영어 수업 아닌 ..

부활절 연휴를 보내러 급 계획한 바리 여행. 바리는 이탈리아 부츠 뒷굽에 위치한 작은 도시로 풀리아 지방에 속해있다. 풀리아는 프리미티보 품종이 유명하다. 진판델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탈리아의 프리미티보와 미국의 진판델은 뿌리가 같은 품종이다. 당도 높은 와인을 선호하지 않는 나로서는 미국 진판델이 지나치게 달고 진해 불호로 기억했고,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 와인만큼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바리 구시가지에서 발견한 작은 와인샵. 크기는 작아도 빼곡하게 여러 와인을 지역별로 구분해 놓았다. 잘 모르는 품종은 무조건 사장님 추천을 믿는 편이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뿔리아 대표 품종은 먹어봐야지 싶어 프리미티보, 만두리아 와인을 부탁했다. 파올로레오 쥬노니코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 드라이하다고 ..

나는 나중에 와인수입유통+나만의 아지트 개념으로 와인 바 창업 하는 게 막연한 꿈인데, 이제 막연한 꿈만 꿀 나이는 진짜 아니기도 하고, 와인을 와인이 아닌 술로 (=취하려고) 그냥 마셔대는 내 스스로가 좀 한심하기도 하고.. 그래서 올해부터 슬슬 준비를 시작했다. WSET 시작 전에 인터넷 검색도 많이 해봤고, 소믈리에로 활동하시는 분들께 여쭤보기도 했는데, 필요하다, 필요없다 의견이 다소 갈리는 자격증이었다. 자격증이야 없는 것보다야 있으면 좋지만 문제는 금전적인 부담이다. 한국에서는 얼마 하는지 모르겠는데 여기는 수업 한 번 듣는데 거의 100~150만원 정도 든다. WSET은 영국자격증이고 (ACCA에 WSET까지.. 영국에 갖다 바치는 돈이 얼마인지 모르겠다.) 전세계에 각각 재단이 공인한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