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정보, 후기/그 돈이면 사드세요 (6)
옆집
사실... 한국에서도 만들어 본 적 없다. 여러 레시피에서 공통적으로 필수라고 하는 재료들 찾아보니 연겨자 하나 빼곤 다 헝가리 마트에서도 흔하게 살 수 있는 재료들이었다. 고기도 싸겠다, 실비네까지 가기도 힘들겠다...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돼지고기 목살 1.8kg 기준 김대석 셰프 유튜브 영상을 베이스로 가감 갈아야 할 재료 대파 1 양파 작은 것 1 사과 1 배 1 통마늘 10 생수 1컵 (믹서에 갈릴 정도로만) 생강 2톨 양념 진간장 200ml 코카콜라 한 캔 330ml 연겨자 반 스푼 (가루 기준) 참기름 약간 설탕 200ml 대파 한 뿌리, 양파 작은 것 1개, 사과 1개, 배 1개 그리고 통마늘 한뿌리 다 깠음. 저렇게 해서 물 한 컵 넣고 갈아준다. 냄새도 색깔도 알싸한 것이 와사비 생..
한국에서 자취하기 시작했을 때 제일 난감했던 게 한 스푼씩 필요한 여러가지 양념장의 부재였다. 찬장 열면 배경화면처럼 당연하게 있었던 것들이 이젠 없다니. 한 번 사다놓으면 몇 년이 지나도 소비가 안 될 것 같아 부담이 컸다. 거기에 해외살이까지 더해졌으니 그 난감함은 두말할 것 없다. 그래도 1년정도 사니 야금야금 늘어난 살림. 고추장삼겹살은 나가서 사먹어본 적도 한 번 없는데 왜 갑자기 2023년 마지막 날에 먹고 싶었는지. 김치 구워서 먹는 조합이 질려서인 듯 하다. 헝가리는 고기가 싸다. 그래서 굳이 삼겹살 말고 앞다리살 이런 거 할 필요가 없다. 700그램짜리 통삼겹을 사다가 반만 했다. 350g 기준, 큰 수저로 양념: 고추장 3, 물엿 3, 양조간장 1, 고추가루 2, 소주 1, 마늘 다진 ..
한국 살 때는 쌓아놓고 쳐다도 안 봤던 게 라면인데 요즘은 내 주식이 되어가고 있다. 짜파게티는 하나만 끓이면 허하고 두 개 끓이면 후회하면서 꾸역꾸역 먹게 된다. 혹시 맵고 부드러운 까르보불닭면이랑 섞으면 어떨까 싶어서 찾아보니 이미 사람들이 시도해본 조합이다. 준비물: 짜파게티, 까르보불닭볶음면, 그리고 계란 물 따라버리기 귀찮아서 후라이팬에 물 자작하게 부어 끓이기 시작. 포인트는 짜파게티의 건더기 스프를 넣지 않는 것이다. 난 원래도 콩고기 들어가있는 짜파게티 건더기 스프를 좋아하지 않고, 까르보불닭볶음면이랑 저 건더기가 절대 안 어울린다. 짜파게티 가루, 올리브유 먼저 투하. 어느정도 볶아지면 불닭볶음면 소스와 가루 투하. 이 가루는 금방 뭉치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볶아줘야 한다. 그리고 취향껏..
친구와 함께 찾은 에게르. 벌써 두 번째 방문이다. 저번에는 석식 포함 숙소여서 에게르 식당 탐방을 못했는데 이번에는 검색 끝에 꽤 괜찮아 보이는 곳이 있어 도전해 보았다. 헝가리는 이렇게 공원 안에 식당이 있는 경우가 많다. 볼때마다 특이하고 신기하다. 입구부터 범상치 않은 Excalibur. 중세시대 컨셉 레스토랑이라는데 글쎄. 이름답게 마당 정 중앙에 큰 검이 꽂혀있다. 스티커이긴 하지만 창문도 스테인드글라스 느낌으로 아주 옛날같고. 진짜 촛불이었다. 코트 잘못 벗었으면 불 붙을뻔. 중세 중세. 테이블마다 놓여있던 향신료(래봤자 후추, 파프리카, 소금 가루). 괜히 한 번씩 휘적여보고 싶게 생겼다. 이 글씨체는 정말 알아보기 힘들었다. 그래도 영어 메뉴가 있는 게 어디냐고. 메뉴 고르는데 20분 걸..
곰아저씨 한인마트에 이거저거 주문을 하는데 쌀엿이 보였다. 떡볶이떡 구워먹는 게 소소한 일상이 된지라 조청 찍어먹으면 딱이겠다 싶어 구매했는데,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할인을 해 주셨다. 떡에 찍어먹는 거야 간장종지만큼이면 끝이고. 이 많은 걸 어쩐다 싶었는데 갑자기 이걸로 엿을 만들어먹을 순 없을까 싶어 (왜 그랬니) 검색을 해봤다. 물엿은 조청으로 이걸 졸여서 그대로 굳히면 갱엿(갈색빛 도는, 농협 장터 이런 데서 종종 보이는), 그걸 쭉쭉 잡아 늘리며 공기를 주입하면 하얀 가락엿이 된단다. 평소에 슬라임 영상 보는 것도 좋아했고 힘이라면 자신이 있어서 시작을 했다.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고 오로지 쌀엿만 쏟아붓는다. 이걸 끓이면 점점 진해지면서 갈색이 되는데, 찬물에 한방울 떨어트렸을 때 바..
지난 번 한국에서 오신 분들 소개로 갔다가 너무 좋아서 오늘 혼자 또 다녀온 군델 레스토랑. 왜인지 몰라도 코끼리가 인테리어 테마다. 그래서 더 이국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고. 세체니 온천 옆에 있기 때문에 나름 중심지하고도 가깝다. 사실 여기는 음식 맛보다도 보는 재미, 라이브 음악 듣는 재미가 더 좋은 곳이다. 피아노와 첼로, 바이올린 듀오가 번갈아가면서 계속 연주해 주는데 완전한 클래식은 아니고 영화 음악, 엘리제를 위하여 같은 간단하고 쉬운 곡, 왕좌의 게임 ost 이런 것도 한다. 화려한 인테리어도 볼만하고 식당 어느 자리를 앉든 장관이다. 다만 연주하는 곳 근처에 있으면 대화가 안 될 정도로 생생하니 주의해야한다. 물론 손님이 직접 테이블 고를 권리는 없다. 음식은 정통 헝가리안, 유러피안 등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