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난중일기 062 (20240603~20240609) 본문

일상, 삶/매일 비장하게 나라 구하는, 난중일기

난중일기 062 (20240603~20240609)

여해® 2024. 6. 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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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3. 월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아침에 비뇨기과 예약이 있었는데 완전히 깜빡했다. 온라인샵으로 결제한 거라.. 환불이 안 된단다. 까먹고 늦은 내 잘못이지 뭐. 결과지에 케톤체 양성인 것 빼고 (그것도 이유는 명확히 알겠고)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찝찝하니까..
 
다이어트하니까 몸이 가뿐한 것과 동시에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앞날에 대한 걱정이 있다거나 이럴 틈이 없어서 참 정신 건강에 좋다. 도수치료 가서 오랜만에 도수치료 선생님 얼굴 보니까 반갑기도 했고. 1년 만에 서로 드디어 낯가림을.. 안 하는.. 그런 사이.
 
저녁에 일찍 누워서 책을 좀 읽다가 잤다.
 
 
 
 
2024.06.04. 화요일 
부다페스트, 흐림
 
아침 다섯 시에 눈을 떴고 여섯 시까지 조금 졸다가 지금 안 하면 저녁에 귀찮아질 거라 스스로를 달래며 옷을 입고 운동하러 나갔다.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지만 후드를 쓰고 그냥 걷고 뛰었다. 비가 와서 커다란 달팽이들이 바닥에 많았다. 혹시나 밟을까 신경 쓰느라 제대로 스트레스를 못 풀었다.
 
아무래도 요즘 운동하고 식단 하느라 바빠서 주식에 대한 열정이 살짝 식었다. 그래서 엄마한테 매달 손익보고하는 것도 오늘에서야 했다. 다행히 이익을 보고 있어서 나도 마음이 편했다.

매일같이 가고 있는 테스코에서 어제 봐둔 라이언킹 잠옷을 드디어 샀다. 제일 큰 사이즈는 딱 하나 남아있었고 마침 세일도 해서 완전 득템한 기분. 큰 거(?) 지르고 났더니 통장 잔고는 바닥이고, 마음도 좁아져 이런 소박한 소비에도 행복을 느낀다.
 
요나포트 카페로 알게 된 분과 약속이 있어 시내까지 나갔다. 대학가 근처는 처음 가봤고 내가 1년을 살았어도 이렇게 못 본 곳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차곡차곡 공부와 경력을 쌓아가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그런데 너무 피곤해서 아홉 시부터 잠들었다. 
 
 
 
 
2024.06.05. 수요일
부다페스트, 흐림
 
오래간만에 친한 부장님과 통화를 했다. 아침부터 컨디션이 안 좋더니 입맛이 없어졌다. 는 무슨.. 점심에 샐러드 한가득 먹었다. 테스코에서 버터치킨커리 만들 재료를 샀다.
 
오늘까지만 약속이 있고 내일부터는 진짜 공부할 마음이다.


가려던 디저트집이 문을 닫아 (나에겐 정말 다행인 일...) 아무 커피집이나 들어갔는데 아시아피버(...?) 범벅같아도 귀여웠다. 디카페인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커피를 마셨다.
 
 
 
2024.06.06. 목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평화롭게 지나가는가 했던 하루 끝에 불청객 같은 일이 찾아왔다. 화가 난다기보단.. 왜 이기지도 못할 거 자꾸 싸움을 거는지 정말 성가셔 죽겠다.
 
이케아에 가서 샐러드볼, 수저통(아..... 안 샀네..), 쌀통 등등을 사려고 했다. 샐러드볼이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7천 포린트가 넘었음) 엄청 고민하다가 결국 집어 들었다. 가격 때문에 다른 거 샀다가 맘에 안 들고 눈에 밟혀 결국 저걸 사게 될 거면 돈만 더 쓰는 셈이라고 위안하면서.
 
옆집이 손님을 초대했는지 계속 시끄럽게 떠들어서 귀마개를 하고 8시부터 누웠다. 어제 못 잔 덕에 푹 잘 잤다.
 
 
 
 
2024.06.07. 금요일
부다페스트, 흐림
 
오늘 아침은 몸이 너무 피곤해서 정말 운동을 못할 뻔했다. 그래도 기록을 깨고 싶지 않아 꾸역꾸역 일어나 했다. 내일 필라테스도 예약해 두었다. 잠시 죽으러 간다...
 
아침형 인간이 아닌데 6시마다 운동 나가려니 아무리 밤에 일찍 자더라도 몸이 축난다. 주말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저녁에 마사지를 갔다. 원래 60분만 된다고 했는데 혹시나 해서 다시 물어보니 90분도 가능하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마사지할 때도 졸았고 집에 와서도 정말 정말 푹 잤다.
 
 
 
2024.06.08. 토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아침에 필라테스에 다녀왔다. 두 번째긴 하지만 200번을 해도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은 운동이다. 정말 너무 싫어도 꾹꾹 참고 하는 중이다. 

저녁에 팀원이랑 집에서 닭갈비를 먹기로 해서 준비했다. 생각보다 재료가 간단해서 할만했다.

그리고 드디어 깻잎 수확을 했다. 키우는 건 한 세월인데 먹는 건 한순간이다.


소박하게 치즈도 올려먹고 간만에 식사다운 식사를 한 기분이었다. 꽃보다 남자를 보는데 입이 영 심심해서... 두부로 두부과자를 구워보자고 했는데..

이래도 그냥 먹었다. 진짜 꼴이 너무 웃겨서 한참을 웃었다.



2024.06.09. 일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아침에 10시쯤 일어났다. 요즘으로 치면 어마어마하게 늦잠 잔 것이다.

낮에 잠깐 나가 닭가슴살을 사고 버터치킨커리 (근데 버터는 안 들어간..) 를 했다. 24시간 단식 중이라 정말 한 방울만 간을 봤고 맛은 굉장히 있다. 그런데 인도 사람이 사는 집처럼 그냥 커리 냄새가 자욱.....해서 너무 힘들다.

오늘만큼은 쉬려고 했으나 그놈의 애플워치 훈장이 뭐라고 오늘만 활동량 채우면 퍼펙트위크 뱃지를 받을 수 있어 꾸역꾸역 저스트댄스나우를 한 시간 넘게 했다.

운동과 식단에 집중하다 보니 공부는 완전 손에서 놨다. 다음주부터는 진짜 해야지. 고민되는 일들이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요즘은 너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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