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난중일기 059 (20240513~20240519) 본문

일상, 삶/매일 비장하게 나라 구하는, 난중일기

난중일기 059 (20240513~20240519)

여해® 2024. 5. 2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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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3. 월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전날 세 시간 자고 출근했더니 정신이 혼미하다. 전날 해온 계란장에 버터랑 비벼서 밥을 먹었다. 스쿨푸드 장조림버터볶음밥 생각이 나고 아주 맛있었다. 고기로 장조림도 해보고 싶은데 고기 부위 파는 곳을 모르겠고... 일단 너무 피곤하다. 하루하루 꽉 차있는 기분. 부가세 신고 자료를 제출하고 10시 넘어서 집에 갔다. 건조기 돌린 옷들이 다 쭈구렁방탱이가 되어있었다.
 



2024.05.14. 화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점심에 테스코 중국음식점 갔다가 포춘 쿠키를 또 샀다. You have a plenty of talents.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조금 놀랐다. 한 번만 더 이렇게 심오한 메시지로 내 뼈를 때리면..... 포춘쿠키를 맹신할 것 같아서 두렵다.
 
저녁에 마사지를 갔다. 돌아와서 다시 일했다. 감사가 거의 끝나간다. 집에 오니 11시가 넘었고.. 저녁도 못 먹고 그냥 잤다.
 
 



2024.05.15. 수요일
부다페스트, 맑다가 비 옴
 
아침에 너무 힘들어서 침대에서 몸을 못 일으켰다. 체력이 점점 떨어진다. 오전에 팀원들과 각자 면담을 하다가 시간이 다 갔다. 공복 상태로 12시간이 되어도 이상하게 배가 안 고팠다. 저번 주에 훠궈를 세 번이나 먹어서일까. 팀원들끼리 점심 먹으라고 보내고 혼자 테스코에 가서 샌드위치, 토마토, 계란, 버터를 샀다. 그리고 중국음식을 사흘 연속 먹었다.

길가에 흉물스러운 게 있어서 보니까... 휴지통(이었던 것).. 누군가 담배꽁초 안 끄고 버려서 녹은 모양이다. 회사 돌아와서 냉장고에 넣어놓으려니 누군가 초밥 간장을 잘못 놔둔 바람에 냉장고 한 칸이 간장바다가 되어 있었다. 아.. 한참 걸려 다 닦았다.
 
한국 살 때 동네에 있던 절 스님께 연락을 드렸다. 부처님을 믿는 것보다도, 일종의 시설 이용료라 생각하고 매년 연등을 올리고 있다. 비구니 스님이 주지스님으로 계시는 아담하고 깨끗한 절이다. 몇 년 전, 처음으로 갖게 된 내 집인데 층간소음으로 너무 힘들어 동네 여기저기를 방황하다가 우연히 찾은 곳이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연락 드리지만 잊지 않고 반겨 주셔서 감사하다. 10월에 한국 가면 이번엔 꼭 들러야지.
 
드디어 외부감사가 끝났다. 감사인들은 호의적이었고 크게 스트레스받는 것도 없었지만 일단 끝나니까 홀가분하다.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별 볼 일 없는지 통과시켜 주었다. 법인세 계산하고 연간보고서에 서명하고 주주 결의서 준비하면 끝. 이렇게 2023년도 안녕.
 


감사 끝난 기념으로 마마스에 부대찌개를 먹으러 갔다. 먹다가 좀 더웠는데 통크게(?) 에어컨을 틀어 주셔서 너무 행복했다. 정말 맛있었다. 
 
 
 
 
 
2024.05.16. 목요일
부다페스트, 흐림
 
회사에서 잘리는 꿈을 꿨다. 생생하고 현실적이었는데도 생각보다 그렇게 놀랍거나 착잡하다거나.. 그렇지 않고 그저 돈 얼마나 챙길 수 있는지, 한국에 가면 뭘 하고 살아야 하는지 등등이 순간적으로 지나갔다. 찾아보니 승진하는 길몽이란다. 하하하.. 됐구요..

감사 끝나고도 할 일은 여전히 많다. 회계는 심심할 틈을 안 주고 일을 찾으면 반드시 뭐라도 있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회의를 연달아 두 시간이나 했더니 진이 다 빠졌다. 그래도 팀원들이 잘하고 있고 뿌듯했다. 
 


점심은 계란장 남은 것을 가져와 먹었고 밥이 질어서 좀 아쉬웠다. 아마 간장값 때문에라도 다신 안 만들 것 같은 계란장.. 참 맛있었다, 안녕..
 
내일은 프라하까지 무려 7시간 동안 기차에 타있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체력을 비축하느라 집에 일찍 들어갔다. 밀린 빨래와 청소, 설거지를 하고 계속 누워 있었다. 싱크대가 구석에 들어가 있어 설거지 한 번만 하면 허리가 아프다.
 
 
 
 
2024.05.17. 금요일
부다페스트-프라하, 비
 
아침에 비가 많이 와서 택시를 탔다. 그간 귀찮아서 맞고 다녔는데 집에도 우산을 하나 사놔야겠다. 사무실 문이 잠겨 있어서 당황스러웠다.


어제 과습인지 물이 부족한 탓인지 원인을 고민하다가 물을 준 레몬이 살아나 있었다. 죄책감을 덜었다. 집에 있는 화분에 물 안 준 것이 생각나 겁나 뛰어서 집에 들렀다가 기차를 타러 갔다.



2024.05.18~19 프라하 여행기로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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