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Tick shot 3차접종완료, Zalakaros 지역 축제, 발라톤 와이너리 본문
나는 P다. (갑자기?) 이번 주말을 보내면서 더욱 체감했다.
유일하게 계획대로 했던 일정... RMC클리닉 진드기 주사. 총 3회 맞아야 하고, 1월/2월/6월 이렇게 맞았다. 3차 접종까지 했으면 3년 뒤에 다시 맞으면 된단다. 3년 뒤에 나는 어디에 있을까... 어엿한 헝가리 교민이 되어있으려나. 처음 맞기 시작할 때만 해도 진드기 물릴 일이 있겠어 싶었으나, 내가 다시 승마를 다닐 줄이야. 어쨌든 맞길 잘했다.
RMC까지 간 김에 평소 생활반경에서 구경하기 힘든 Bortársaság 와인샵에 들렀다. 좋아하는 와인 두 병, 예전에 내추럴 와인 바에서 실패했던 와인 mumus를 다시 한번 구입해 봤다.
이후에는 얼마 전에 수영 강습 프라이빗으로 두 번, 그룹으로 두 번 받아보고 감을 잃고 싶지 않아 수영장을 가려 했는데.. 두나 아레나는 자유 수영 오픈 시간이 너무 짧고, 호텔 가서 하자니 사람도 많을 것 같고.. 이때가 벌써 두 시였는데 급 수영장 있는 숙소 검색 시작.
비엔나 헤른슈타인과 헝가리의 Zalakaros라는 정체불명 마을...에 있는 숙소 두 개를 두고 계속 고민했고. 집에 와서 빨래 널고 나니 이미 네 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아무래도 덜 부담스러운 국내로 가자, 싶어 생판 처음 듣는 동네로 출발.
4성급이라며 간판부터 자랑해놨던 호텔은 약간 우리나라 시골 관광호텔 내지 여관 같은 느낌이었고, 얼마나 낡았냐면 태초에는 흰색이었을 에어컨 리모컨이 완전히 어두운 레몬색...으로 변모해 있을 정도. 그래도 룸이 충격적 비주얼은 아니었고, 수영장도 이렇게 나름 깔끔했다. 절대 불만 아니고 그냥 나는 이런 시골 관광호텔 느낌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라 재미있었다. 호텔 옆 광장 같은 곳에서는 노래자랑인지 공연인지 계속 쿵짝쿵짝 난리도 아니고.
사람이 별로 없어서 마음에 들었고 안에 사우나도 있어서 거의 두 시간 놀았다. 언제 지었는지는 모르겠으나 20년 전에 오픈했다면 정말 4성급이긴 했을 듯.
리셉션 직원은 8시 퇴근, 이후 친절하고 독일어를 잘하지만 영어를 못하시는 당직 직원분이 리셉션에 앉아계셨다. 오늘은 와인도 먹고 어쩌고 하리라 했는데 먹을거리가 하나도 없어.. 손짓 발짓 구글짓 하며 겨우 사온 스낵. 이거 얼마 주고 샀는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보니 입구에 과자 파는 자판기가 있었다. 그럼 자판기 가서 사 먹으라고 해주지..
계속 쿵짝뽀짝거려서 결국 호기심에 나가본 광장. 날 비롯한 먹보들이 저기 다 모여 있었다. 오.. 진짜 지역축제 느낌.
나름 종류도 다양했던 부스들.
아이스크림이 진짜 먹고 싶었는데 참았다.
비싸...
BuBu 버블티가 여기에도? 헝가리는 버블티가 이제야 유행한다. 공차처럼 스테디로 자리 잡을 브랜드는 어디일까.
쿵짝쿵짝의 주인공............ 770주년이란 뜻인가. 77주년이란 뜻인가. 이 장면은 진짜 심즈 같았다. 심즈에서 마을로 나가면 이렇게 듬성듬성 사람들 모여있고 은근히 리듬 타고 있고. 옷차림, 사람들 행동 진짜 심즈.
은근 사람이 많아서 진짜 놀랐다.
결국 햄버거로 치팅....... 주문할 때 또 손짓발짓. 내가 분명히 Sajt (치즈)라고 했는데 자꾸 Csirke (치킨)라고 알아들으셔서 정말 헝가리어는 못 배울 언어라는 생각을.. 또 한 번 했다. 어떻게 저런 쉬운 단어 하나 발음을 잘못할 수가 있단 말인가. 다행히 어린 여자애가 통역을 해주어서 무사히 받았다. 오이가 분명 들어갈 것이라 예상은 했으나, 단어 하나도 말 못 하는데 오이 빼달란 말을 어찌할까.
다음날 아침... 10시 다 되어서 갔더니 완전 파장 분위기. 계란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했지만 없어서 커피 한 잔에 토스트 한 장을 구워서 먹고 일어났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건지, 콜라보인지 엘리베이터며 리셉션이며 곳곳에 붙여놓고 홍보하던 농장에 가보았다. 무슨 입장료가 2500포린트나 한다고 하고.. 무엇보다 너무 을씨년스럽고 무서워서 그냥 그대로 뒷걸음.
부다페스트로 돌아가는 길에 와이너리나 들르기로 하였다.
일요일이라 여는 곳이 많이 없어 겨우 찾아간 이곳. 주인분이 포스가 좀 남달랐다. 지금은 문닫은 Nick Cafe 주인이 생각나는 외모였으나 이 분은 매우 상업적이었다.
시음(운전하니 먹뱉)한 레드와인은 산미가 깜짝 놀랄 정도로 높아서.. 사지 않았다. 다른 추천해 주는 와인들을 샀다. 아저씨가 나보고 소믈리에이거나 인플루언서냐고 살짝 기대하는 얼굴로 물어보셔서.. 괜히 죄송해졌다. 안 유명해서 죄송합니다...
시골 오면 괜히 이런 사진 찍고 싶어...
Szászi는 규모가 꽤 크고 마트에도 몇 종류 보급되어 있는 와인이다. 여기는 내추럴 와인 중에서도 펫낫과 오렌지와인이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마트며 샵이며 리즐링 화이트만 보이고 내가 좋아하는 건 찾기 어렵다.
오렌지 와인, 펫낫, 로제 각 한 병씩 샀다. 온라인 샵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아서.. 다음에 오렌지 와인이나 주문해야겠다.
이런 뷰의 레스토랑이 있다. 배가 별로 고프지 않은데 조금씩 당 떨어지는 느낌이 나서 레몬 케이크도 시켰다. 원래도 디저트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맛도 그냥 그래서 한 네 입 정도 먹고 말았다. 40분 정도 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양조장에 방문했다. 딸내미가 프랑스에서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돌아와 있었다. 엄청 반가웠다. 팬케익이랑 판매용 아닌 와인이랑 이거 저거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히 받아서 부다페스트로 돌아왔다.
헝가리는 앞유리 선팅을 못하게 해서 (근거는 모르겠음) 햇빛을 다 받으면서 운전을 해야 한다. 얼굴이 엄청나게 익어있고 손등에 결국 작은 물집이 잡혀 있었다. 7~8월에는 이제 운전도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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