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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르 8090 느낌 숙소, 와인셀러 투어, 실바시바라디 숲속열차 본문

일상, 삶/특별한 하루

에게르 8090 느낌 숙소, 와인셀러 투어, 실바시바라디 숲속열차

여해® 2024. 7. 20.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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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살면서 제일 많이 간 곳은 당연히 부다페스트.......이고. 그다음이 에게르다. 
 
처음에는 미녀의 계곡이라는 곳에 와인이 그렇게 저렴하다 하여 갔고, 친구하고도 가고, 이제는 그냥 싼 호텔에 딸린 귀여운 80~90년대 느낌의 온천과 수영장이 재밌어서 다닌다. 
 
그렇게 고른 오늘의 호텔.  

 
침대가 두 개면 한 쪽엔 가방이랑 옷 펼쳐놓고 한쪽에서 자면 된다. 혼자 다니는 여행이 너무 익숙해졌다.
 
 

 
숙소는 시내와 도보로 5분 거리. 그런데 가는 길에 이렇게 다람쥐 (청솔모인가..?) 살 정도로 나무가 우거진 곳도 있다. 어언 15년 전, 미국 가서 다람쥐 보고 신났다고 사진 찍어서 싸이(...)에 올렸던 기억이 난다. 
 
 
 

 
여기 관람차는 뚜껑만 있고 사방이 뚫려있어 더더욱 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규모는 훨씬 작아 보이지만 그래도 무섭다고. 
 
 
 

 
미드소마 이후로 화관이 마냥 화관으로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예뻐서 한 컷. 
 
 

 
에게르는 와인과 온천뿐만 아니라 이렇게 오래된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고 성도 있어서 볼거리가 은근 많다. 
 
 

 
방탈출 좋아하는 헝인들... 그리고 요즘 관심이 자꾸 가는 승마용품. 구보라도 한 번 하고나서 삽시다, 예?
 
 

되게 웅장했던 성당. 해가 너무 강해서 핸드폰 화면은 보이지도 않고 그냥 마구 찍었다. 
 

 
투어리스트 인포센터라고 해서 무작정 들어갔다. 진짜 너무너무너무 너무 더웠다. 양산을 써도 타죽을 것 같은 햇빛. 
 
 

 
아이스 아메리카노 대신 에스프레소에 주전자에 든 뜨거운 물을 아메리카노라고 먹으며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 미녀의 계곡까지 걸어가려고 했는데 도무지 안 되겠어서 중도 포기. 
 
 
호텔에서 수영하고 사우나나 할 생각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마저 너무 더워서 나중엔 끙끙 앓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8090 느낌이라는 게 이거였다. 직원 한 분만 계시고 나만 있어서 진짜 신나게 첨벙첨벙 잘 놀았다. 이래뵈도 2미터가 넘게 깊은 수영장이었다. 
 

 
온천도 그렇고 사우나도 그렇고 간에 기별도 안 가는 온도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더운 날 차라리 작정하고 사우나 들어가서 땀이라도 내면 좀 낫는 기분이다. 엄마가 듣더니 너도 이제 늙었다고.. 예예. 엄마 딸 이제 벌써 청년이 아닙니다. 나라에서 인정한 중년.. 
 
 

 
호텔에 엄청 오래된 와인 셀러가 있고 테이스팅 및 투어가 있길래 신청했다. 엄청 추울 거니까 긴 팔 입고 가랬는데 이 날씨에 긴 옷이 어딨어, 그냥 내려갔다. 진짜 진짜 시원했다.
 

 
투어는 당연히 헝가리어로 진행이 되었고... 구글 번역기로 돌린 것이 분명한 영어 팜플렛을 들고 읽으면서 구경하였다. 지역별로 아주 오래된 와인들을 전시해놨는데 그냥 그저 그랬고 빨리 테이스팅이나 하고 싶었다. 돈 내고 왕따 당하는 기분을 또 느끼며..  
 
 

 
이때만 해도 입맛 없이 살기도 했고 저녁은 맛있는거 먹고 싶어서 제일 저렴한 패키지를 신청했는데. 저 식탁 위 빈부격차를 보라. 나중에 저 일행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내가 나는 농노 식탁 같고 너네는 왕이랑 귀족같다니까 음식을 나눠주겠다고 하여 거절했다. 중년의 부부는 치과의사였고, 젊은 부부는 수의사와 은행원이었다. 젊은 부부와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고 부다페스트에서도 집이 가깝길래 가끔 만나자고 해서, 내 번호를 주었는데 당연히 연락은 안 왔다.  
 
 

 

다음날 그냥 집에 가려다가 계곡 있는 산을 올라가는 열차같은 게 있다고 해서 30분 정도 집과는 반대 방향으로 달려 Szilvásvárad라는 곳으로 갔다.  

 

완전 시골일 줄 알았던 이 작은 마을은 현지인들에게 나름 유명한 관광지인지, 열차 타는곳 옆에  어마어마하게 큰 승마용 운동장이 있고 표를 사려고 기다리는 사람도 많았다. 

 

줄을 이렇게 서서 기다렸는데 10분 동안에도 저 직사광선 때문에 숨이 턱턱 막혔다.

 

 

 

열차에는 지붕 달린 칸이 또 하나밖에 없고..... 나는 호다닥 서둘러 지붕 있는 칸에 앉을 수 있었다. 

 

 

 

이렇게 숲 한가운데를 질러 올라가는데 약간 서울대공원 코끼리열차 생각도 나고 되게 재밌었다. 나무가 많아 내내 그늘이었고 왜 열차에 지붕이 없는지도 납득 완료. 

 

숲속열차를 계속 타고 올라가면 벤치 몇 개 빼곤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내리게 된다. 또 열차를 타고 내려가거나 원만한 경사를 슬슬 걸어 내려 갈 수도 있었다. 기다리면서 할 것도 없고 올라오면서 보니 샌들 신고도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수준이기에 걸어내려갔다. 

 

 

 

이런 플리트비체 생각나는 장면들도 곳곳에 보이고. 

 

 

 

갑자기 빨리 뛰어내려가고 싶게 만드는 곰 주의 문구. 

 

내려오는 내내 사람들이 어디에나 있었고 평지에 가깝게 완만해서 그냥 산책하는 기분으로 또 가도 좋겠다 싶었던 곳. 적어도 내가 겪기로, 평지가 넘쳐나는 헝가리는 산이 귀하니까. 

 

숲속열차 정보는 여기:

https://www.szilvasvarad.hu/en/forest-railway

 

 

다 내려와서는 올 여름 첫 젤라또를 먹었다. 목마르고 지쳤고 또 끙끙 앓는 소리가 나고.... 그래서 두 스쿱을 샀다. 진짜 맛있었다. 

 

에게르도 좋았고, 실바시바라디는 산이 너무 시원해 좋았고, 승마장이 많아 다음에 또 심심한 주말이 되면 가봐야겠다. 승마 프로그램과 연계해 주는 펜션도 좀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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