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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2박 3일 2023년 10월 (구겐하임 미술관, Bistrot de Venise, 산비달 비발디 연주회) 본문

여행/내가 유럽에 온 이유, 해외여행

베네치아 2박 3일 2023년 10월 (구겐하임 미술관, Bistrot de Venise, 산비달 비발디 연주회)

여해® 2023. 11. 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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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여행은 요르단 암만이 목적지였으나, 바로 옆에서 전쟁나고 난리인데 차마 갈 수가 없었다.

 

급히 변경 가능한 항공편과 빈 날짜를 찾다가..... 한국에서 돌아온 당일, 세 시간만에 베네치아(그것도 트레비소 공항)로 출국하는 비행기를 예약하는 만행을 저질렀는데, 얼마나 피곤하고 어처구니가 없었으면 트레비소 공항~트레비소 숙소까지 사진이 하나도 없다.

 

숙소도 급히 하느라 에어비앤비같은 곳을 찾았는데 주인이 공항까지 마중나와 주어서 덕분에 아주 편하게 왔다.

 

 

 

정신 차리고 일어난 아침. 10월인데 아직 날씨가 늦여름 같아 여기저기 꽃이 많다. 

 

 

 

 

어디서 주워듣기로 티라미수의 본고장이 트레비소라고. 원조 카페는 문 안 열어서 못 갔고, 그거 하나 먹자고 만 하루짜리 여행에서 시간 허비할 수 없어 아무 데나 가서 시켜먹었다. 그냥 내가 아는 맛.

 

 

 

 

베네통 본점도 트레비소에 있다고 해서 지나가며 쓱 보았다. 그냥 내가 아는 베네통. 사고싶은 게 없어서 안 사고 나왔다.

 

 

 

 

 

시간이 지난 지금 이상하게 대충 보고 지나쳤던 트레비소 풍경이 생각난다. 진짜 별다를 거 없고, 특징도 없고, 그냥 조용한 곳인데 온 도시가 시장통같았던 베네치아랑 너무너무 달라서 그런가. 아니면 한국에서 2주 동안 열심히 해봐도 안 되던 시차적응이 여기 와선 단번에 되어서 그런가.

 

기차를 타고 베네치아로 출발했다.

 

 

 

 

기차역에서 내리면 바로 보이는 풍경. 베네치아 베네치아 말만 들었지 이렇게 진짜 물의 도시일줄은 몰랐다. 이때만 해도 대중교통은 수상버스가 유일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수상 버스 타고 일단 가는 중.

 

 

 

그냥 색감이 좋아서.

 

 

 

 

 

수상 버스 멀미를 이겨내며......... 뒤늦은 폭풍 검색 끝에 멀지 않은 곳에 유명한 수소 젤라또가 있는 것을 알아내고 갔다. 화학원소인 수소(H)로 뭘 했나보다 (분자 요리 이런 거..?) 했는데 가게 이름이 그냥 SUSO였다. 이때 지폐 큰 것 한 장을 깨야 해서 미안했다.

 

 

 

 

 

 

베네치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곤돌라, 마스크, 유리 공예.

 

 

 

 

 

진짜 울고 싶었던 산 마르코 대성당 앞. 왜 울고 싶었냐면 이때쯤 햇빛이 절정이었는데다가 퇴근길 사당역처럼 사람이 진짜 많아 거의 떠밀려가듯 앞으로 가야 했다. 마라톤 대회 한다고 길을 통제해서 그런 모양인데 마라톤으로 달리는 사람들이 부럽기는 처음이었다.

 

원래 이 근처에 있는 명품거리를 가려고 했는데 정말 굽이굽이 통제된 길을 넘어 어찌저찌 갔는데 사람들 또 줄 서있고. 개질려서 그냥 바로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갔다.

 

 

 

 

사진만 봐도 평화로운 구겐하임 미술관. 별장 개조한 것처럼 생겨서 안에 정원도 예쁘고 평화롭고.

 

온라인으로 티켓 구매를 하고 갔는데 오히려 현장 구매하는 사람들보다 더 기다렸다. 입장 시간 딱 맞춰 갈 거 아니면 그냥 현장 구매가 나을 것 같다.

 

 

아래는 무작위로 내 마음에 들었던 그림들.

 

 

구겐하임 딸이 비교적 젊은 나이로 요절했는데 이런 스타일 그림을 많이 남겼다. 나는 가운데 노란색 드레스 내 거(?).

 

 

 

 

 

 

구경하다가 잠시 바깥으로 나오면 이렇게 바로 수로와 맞닿아 있다. 

 

 

 

 

 

대칭과 균형이 나한테까지 안정감을 줬던 조형물.

 

 

 

 

이탈리아는 주류 관련 법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모르겠는데 혹시 마트에서 또 와인을 못 사는 사태(?)가 벌어질까봐 와인샵에 갔다. 문 닫기 30분 전이었는데 사람이 계속 들어왔다.

 

 

 

 

정말 탐났다. 이거저거 다 사고 싶었지만 위탁수하물 생각을 안 하고 와서 가방도 없고, 당일 밤 먹을 한 병만 샀다. 이상하게 이때부터 술이 안 먹혀서 3분의 1 먹고 놔두었는데 아직도 생각난다. 뭘 샀는지 기억 안 나서 더. 

 

 

 

어느새 저녁 먹을 시간.

 

 

 

 

그래도 이탈리아까지 왔는데 제대로 된 식당에 가보고 싶어서 되는 데로 예약했다.

 

 

 

뭔가 이런 황송한 분위기에서 밥을 먹는데 저기 큰 테이블에 나중에는 미국인 8명이 앉았다.

 

 

 

 

식전빵이랑 와인.

 

 

 

 

코스 먹을까 단품 먹을까 하다가, 그냥 관자요리를 애피타이저로, 메인 요리를 먹물 파스타로 골랐는데 관자요리는 정말 맛있었고 파스타는.... 뭐라고 하지. 너무 꾸덕해서 면을 씹는 게 아니라 반죽을 씹는 것 같은 이상한 부드러움이었다.

 

그리고 묘하게 짜파게티 맛이 났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아니었다. 

 

 

 

곁들여서 주던 와인이 정말 괜찮아서 레이블도 찍고. 어차피 현지 가서 사는 거 아니면 못 구하겠지만.

 

 

 

 

식후 커피 주문하니까 다 주는 건지 모르겠는데 선물이라고 저런 조그마한 초콜렛과 쿠키를 주었다. 가운데 크림 올라간 쿠키가 진짜 진짜 진짜 맛있었다. 또 먹고 싶다. 

 

파스타 말고 스테이크나 해산물 요리를 먹으면 좋을 것 같다. 분위기도 좋고 와인도 맛있고 직원이 저어어엉말 친절해서 그래도 한 번쯤 추천하고 싶다.

 

Bistrot de Venise

 

 

 

 

 

오스트리아에서 허접해서 기겁했던 비발디 공연............을 생각하니 이런 실내악 공연은 좀 망설여졌는데, 밤 9시 공연이면 저녁 먹고 딱이겠다 해서 갔다. 공연 구성이나 연주자들의 실력도 훨씬 좋았다. 첼로 연주하던 사람이 열정이 넘치셔서 누군지 찾아봤을 정도.

 

 

공연하는 산 비달 성당 위치, 산비달 비발디라고 검색하면 티켓 판매처가 많이 뜬다. 

 

 

 

 

 

공연 다 보고 나오니 내가 뭔 짓을 한 건가 싶었다. 그저께까지 한국이었는데, 부다페스트 찍고 바로 넘어와서 밤 10시까지 공연을 보고. 택시가 있었다면 탔겠지만 어림도 없지. 도시 전체가 육로로 어딜 이동할 수가 없는 구조인 게 정말 신기하다.

 

호텔은 무난했다.  

 

 

 

그리고 다시 라이언에어 타고 부다페스트로 돌아가기 위해 돌아온 트레비소.

 

 

 

카페에 현지인들이 죄다 바에 서서 먹고 있길래 흉내내서 주문한 에스프레소.

 

 

다녀온 소감은... 여름에 가면 햇빛에 죽었겠다. 늦가을에 다녀와서 다행이다. 정말 정신없고 어지럽지만 이국적이고 매력적이다. 다음엔 맛있는 파스타가 먹고 싶으니 미리 예약하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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