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난중일기 007 (20230111~20230118) 본문

일상, 삶/매일 비장하게 나라 구하는, 난중일기

난중일기 007 (20230111~20230118)

여해® 2023. 1. 19.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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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1. 수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본부 상사분께서 오시는 날이라 야근을 못했다. 점심에 수제버거를 먹었는데 맛이 괜찮았다. 저녁에는 진도푸드에서 상사분과 둘이 회를 먹었다. 운전을 해서 술은 못 마셨는데 회를 술 없이 먹은 게 미성년자 때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후식으로 먹은 사탕이 맛있어서 한 컷. YOGURTINI. 나중에 마트에서 찾아봐야지.

사람이야 한 사람 한 사람 대화해보면 나쁜 사람 없지만, 회사가 갈수록 답이 없어 보여 모든 의지가 떨어지고 있다.

거주증은 아직 멀었는지, 내 거주증은 아직 진행중이라고 헝가리 이민국에서 연락이 왔다. 나오면 나온 거지, 진행중이라는 말은 왜 했을까. 문제가 있을 리는 없고 곧 나온다는 건지, 아니면 시간이 더 걸린다는 건지 알 수 없다.



2023.1.12. 목요일
부다페스트, 흐림

 

아침에 친한 부장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헝가리에 가더니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되냐고. 확실히 내가 바빠지고, 힘들어지니 한국으로의 연락이 많이 줄었다고 느꼈는데, 다들 그렇게 느끼는듯 하다. 엄마아빠한테도 연락을 해야 하는데 내가 우울하고 힘든 게 티가 날까봐 차마 못하겠다.

점심에는 이사님을 모시고 또 진반점에 갔는데, 수타면이 훨씬 쫄깃해져서 맛이 괜찮았다. 크림새우도 아주 맛있고.

저녁에 회계법인 기장대리인에게 줄 서류를 정리해서 보내고 (도대체 왜 내가 수발을 들어야 하는지..) 같이 야근하고 고생한 스탭을 집에 데려다 주었다. 돌아오는 길에 오부다 호텔에 들러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교환학생분에게서 체중계를 만원에 샀다. 뭐라도 이렇게 해두면 운동을 하겠지.



2023.1.13. 금요일
부다페스트, 흐림

아침에 이사님을 공항에 데리고 돌아오는 길에 사고가 터졌다. 자세한 에피소드는 아래 링크.
https://mynextdoor.tistory.com/20

같은 날 비자 신청한 사람 중 오늘 또 한 명, 비자가 나왔다. 제대로 급여도 못 받아가면서 제일 전전긍긍하는 건 난데... 2월 동생 결혼식에 못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민국의 내 담당자에게도 메일을 써봤지만 소용이 없는 것 같다. 언젠간 나오려나.

저녁에 야근을 하다가 또 사고 터진 걸 발견하고, 전화해서 수습하고. 전화 걸어보면 다들 시끌벅적하게 저녁을 즐기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뭐하는 건지. 이젠 현타도 잘 안 온다.

우리 회사 채용 때문에 채용 웹사이트를 들어갔다가 이거저거 구경했는데, 역시 매니저급 레벨에서는 뭐라도 qualification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저번에 학점은행제로 회계 전공 학점 따는 건 장렬히 실패했는데. 이젠 집에 인터넷도 잘 되고 어느정도 안정(?)되었으니 시작해볼까.

내일은 머리를 식히러 에게르에 간다. 드디어 부다페스트, 흐림 대신 다른 위치와 날씨를 써 볼 수 있겠군.



2023.1.14. 토요일
에게르, 흐림

부다페스트는 날이 맑더니 에게르쪽으로 넘어가면서 날씨가 흐려졌다.

여행후기는 아래 링크.
https://mynextdoor.tistory.com/21

왜인지 모르겠지만 새벽 늦게까지 잠들지 못했다.


2023.1.15. 일요일
부다페스트, 흐림

아침은 대충 빵에 치즈와 햄을 끼워서 먹었다. 전날 갔던 미녀의 계곡 와이너리에 가서 맡겨뒀던 와인을 픽업하고, 부다페스트로 돌아왔다. 한시간 반 정도라 먼 거리는 아닌데 차 속도가 제각각이라 긴장을 놓을 틈이 없었다.

전에 갔던 부다페스트 프리미어 아울렛에 가려다가 너무 피곤해서 집에 들어왔다. 아빠 생일 파티를 한다고 해서 오랜만에 영상통화를 했는데, 내 얼굴이 많이 상했다고 그런다. 이 작고 흐릿한 화면에서도 고생하는 게 티가 나는구나. 그래서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저녁에 대량으로 김치볶음밥을 했는데 완전히 망하고 말았다. 일단 베이컨이 소금덩어리인 걸 전혀 몰랐고, 그래서 밥을 볶아보니 소금밥이고. 훈제 냄새가 너무 강렬해서 모든 맛을 덮어버리고. 시간도 돈도 쌀도 아까웠다. 한국이었으면 그냥 버렸겠는데 흰밥을 더 넣어서 먹을 수 있을 정도로만 간을 맞추고 대충 얼려두었다. 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동안 보고 싶지만 미뤄뒀던 섹앤시 리부트를 다 봤다.



2023.1.16. 월요일
부다페스트, 비

잠도 적게 자고 일도 바쁜데 왜 기운이 나지 했는데 생각해 보니 비타민씨 메가도스를 한지 2주 정도 되어서인 것 같다. 더이상 배도 아프지 않고 기운도 난다.

집에 일이 있어 칼퇴를 하고, 6시부터 9시까지 또 일했다. 처음으로 닌텐도 스위치 독을 연결해서 티비로 게임을 했다. 운동삼아서 오랜만에 저스트댄스를 했는데 30분만에 질려버렸다. 예전엔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는데 도대체 무슨 운동을 해야하지.

샤워를 하다가 오랜만에 따뜻한 물에 담그고 싶어 욕조에 물을 받았다.

목욕을 하니 허기가 졌다. 곰아저씨에서 샀던 순대를 삶고 영 색깔도 그렇고 흐물흐물해서 기름에 튀겨보았는데 아주 맛있게 먹었다.



2023.1.17.화요일
부다페스트, 비

전날 운동을 해서 그런가 아침에 일어나기 너무 힘들었다. 병가를 쓰려다가 오늘 큰 결제일인 걸 깨닫고 꾸역꾸역 회사에 나왔다. 뭘 위해서 이렇게 살아가야 하나.

보고싶은 친구가 있어 목욕하며 생각했는데 자고 일어나니 연락이 와있어서 놀랐다. 한국과 점점 단절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슬픈 기분이 든다.

저녁에 예약해둔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무엇보다 영어가 통하니까 정말 편하다. 이용권 끊어놓은 곳은 영어가 안 돼서 가끔은 예약을 잡을 수도 없다. 회사에 가까우니 여기로 옮겨야지.

친구에게 좋은 소식이 있어 뿌듯했다.



2023.1.18.수요일
부다페스트, 맑은 뒤 비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아침에 조금 쌀쌀했다. 점심은 테스코에서 대충 때우고, 오늘도 여기저기 자잘자잘하게 터진 사고를 수습했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번주 월요일부터 더이상 회사 걱정도 안 되고, 꿈도 일 아닌 다른 내용을 꾸기 시작했다. 정말 무슨 마법처럼 갑자기 내 마음이 달라졌는데 호르몬 영향인지, 감이 좋은 건지 모르겠다.

에게르에 또 가려고 숙소를 예약했다. 이번엔 다른 곳으로, 스파 시설 다 이용 가능한지 마사지 예약 되는지 물어보고 확실히 예약을 했다.

맑다가도 비가 자꾸 온다. 운전해서 다니다보니 매일 외투를 안 입고 다녀서 잔소리를 듣는데 오늘은 좀 많이 추웠다.

8시쯤 퇴근하고 Crown of India에서 인도 음식을 시켜먹었다. 벌써 다섯번째 배달 시키는 것 같은데 버터치킨이 꽤 괜찮다.

며칠 안 치웠더니 집이 엉망이 되어있었다. 시간과 체력이 조금 남아 음식이 오는 동안 대충 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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