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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 016 (20230322~20230326) 본문

일상, 삶/매일 비장하게 나라 구하는, 난중일기

난중일기 016 (20230322~20230326)

여해® 2023. 3. 2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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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0. 월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전날 발레 공연이 너무 늦게 끝나서인지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었다. 오전에 라이파이젠 뱅크에 법인카드를 받으러 갔다가 사무실에 맥모닝을 들고 들어갔다. 점심 대신으로 먹었는데 오랜만에 먹으니 맛이 있었다. 오후에는 우체국에 가서 처음으로 등기를 부쳐보았다. 영어가 전혀 안 되어서 앞으로 갈 때마다 걱정이다.
 
원래는 필라테스를 가는 날이지만 선생님이 아프셔서 수업이 취소되었다. 두시간 정도 야근하고 집에 가려는데, 임원분이 남아 계시기에 저녁 얘기를 꺼냈다.


흔쾌히 사주신다 해서 한국관에서 소고기를 먹었다. 술은 많이 마시지 않았다. 임원분 택시 불러 보내드리고 나는 조금 걷다가 트램을 탔다.
 
 
 
2023.03.21. 화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현지인 직원이 요즘 정신을 어디다 놓고 사는지 결제 일주일에 한 번 하는 것도 실수하고 느리고 못해서 걱정이다. 업무를 지시하면 알았다고 해놓고 완전히 잊거나 (그리고 나도 하겠지 싶어 마음을 놓으면 종종 잊는다) 아예 메일을 무시하거나... 한 사람이 일인분을 못하면 정말 답이 없는 구조인데, 자꾸 이런 식이면 내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퇴근하고 출장자 대리님과 WHAT'S RUNNING이라는 회전식 핫팟, 초밥 무제한 식당에 갔다. 새로 오픈해서 그런지 검색은 잘 되지 않았는데 우연히 찾았다. 한국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식당이었던 제일제면소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샤브샤브 비스무리한 걸 먹을 수 있다는 점, 비싸긴 해도 무제한이니까 맘껏 먹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좋았다. 다음에 또 갈듯.
 
 
 
 
2023.03.22. 수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실적보고를 준비하다가 매출, 매입 잡는 법이 잘못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걱정스럽다.
 
저녁에 도수치료를 갔다. 도수치료 스튜디오 앞에 벚꽃이 정말 화려하게 피었다. 갈때마다 느끼는 건데 살이 너무 쪄있다.  건강이 염려될 정도라서 진짜 이젠 빼야겠다.
 
 
 
2023.03.23. 목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아침부터 실적보고 한다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현지인 직원이 본인 변명, 핑계만 가득한 내용으로 내게 긴 메일을 써서 보내왔다. 앞날이 걱정스럽다.
 
옆 법인과 저녁 먹는 날이기도 하고, 다섯시까지는 무조건 실적 보고를 끝내야 하기에 어찌저찌 해서 냈다. 다음 달도 잘 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저녁 먹은 곳은 Tommy di Napoli라고 이탈리아 레스토랑이었는데 위치도 좋았고 음식 맛도 좋았지만, 나오는 속도가 너무 느렸다. 집 근처에 와서 출장자 대리님과 와인 한 잔씩 더했다. 편의점에서 사온 쌀과자가 맛있었다.
 
 
 
 
 
2023.03.24. 금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회사에서는 나름 평화로웠고 한시간 반 정도 더 근무하였다. 점심 시간 반납하고 면접 보는데 여기저기서 전화가 와서 정신이 없었다.
 
퇴근 후 집에 가서 잠깐 누웠다가 잠들었는데, 일어나니까 시간도 맞고 컨디션도 나쁘지 않아 라면 하나 먹고 공항에 출장자 대리님과 함께 나가 남자친구를 픽업해 주었다. 
 
집에 오는 길에 맥드라이브에 들러 치즈 버거, 커피를 시키는데, 웬만하면 이런 생각 하지 않지만 인종차별인가 싶을 정도로 주문을 엉망으로 받았다. 치즈 버거를 못알아 들을 수도 있지만, 어떻게 치즈 버거를 Fillet o fish로 들을 수 있는지. 넴! 넴! 하면서 아니라고 소리치니 그제야 치즈버거를 주문에 넣는데, 일반 치즈버거가 아니라 더블 치즈버거를 넣었다. 기가 막혔지만 이미 목청 터져라 소리지른 후라 더 어찌할 힘이 나지 않았다.
 
대리님 남자친구가 선물이라며 독일에서 사온 에딩거 맥주와 맥주잔을 줬는데, 집에 항상 잔이 모자라기도 하고 간만에 보는 독일산 밀맥주가 반가워서 고맙게 받았다.
 
 
 
 
2023.03.25. 토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약올리듯이 할듯 말듯하던 생리가 드디어 시작돼서 하루종일 누워있었다. 저녁 6시 30분 약속이라, 이젠 메트로도 다니겠다 6시쯤 나가면 되겠지 했는데 주말이라고 또 안 다닌대네? 덕분에 약속에 5분 정도 늦었다.
 
화요일에 갔던 WHAT'S RUNNING에 또 갔는데 이번에는 흥분하지 않고 정말 천천히 잘 먹었다. 이번에는 팽이버섯이 안 나와서 아쉬웠다. 
 


저녁 먹고 저번부터 가보고 싶었던 TABLA라는 내추럴 와인 바 겸 샵에 갔는데, 들어서니 또 이상한.. 정체모를 냄새가 나서처음엔 좀 그랬지만, 있다보니 냄새는 적응 되었고 생각보다 헝가리산 내추럴 와인 종류가 굉장히 많아서 재미있었다. 피노누아는 아주 평범한 맛이어서 병으로는 구매하지 않고, 레이블만 보고 산지오베제 한병을 구입했다. 펫낫이 괜찮길래 두 병 구입하여 하나는 대리님네에 선물하였다.
 
 
 
 
2023.03.26. 일요일
부다페스트, 비오고 맑음
 
써머타임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평소 주말처럼 일어났는데 벌써 오후 한시였다. 같이 저녁을 또 먹자고 했던 참인데 생리통이 은근히 신경쓰여서 나가기는 어려울 듯 했다. 우리집에서 잠깐 맥주한잔 하자고 했는데, 비빔밥에서 이거저거 포장해 오고 나도 김치볶음밥을 잔뜩 해서 파티처럼 되었다.
 
힘이 딸려서 열지 못했던 Cuvee 111을 따서 와인 이야기를 오랫동안 했다. 전날 사온 산지오베제 내추럴 와인을 땄는데 아주 재미있었다. 와인 얘기만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니 나는 정말 와인 일을 하면 적성에 잘 맞을 것 같다. 요즘 와인 좋아하는 사람은 너무나 많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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