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내가 좋아하는 비엔나 레오폴트 미술관 그림들 본문
레오폴트 미술관은 에곤실레 작품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다른 훌륭한 작품들도 많다. 벌써 네 번째 방문하고 있는 레오폴트 미술관의 4층에서부터 3층까지 레귤러 전시 작품들 중 올 때마다 발길을 못 떼게 해서 기어코 3시간이나 보내게 만드는 작품들을 그냥 올려본다.

4층에서 출발하면 바로 보이는 그림. 남일같지 않은 포즈와 지친 얼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 빨간 커튼을 배경으로 하여 확 튄다. 이걸 보면 내가 미술관에 왔구나! 라는 마음으로 설레기 시작한다.

구스타브 클림트. 저 장미가 얼마나 섬세하게 그려졌는지 이건 진짜 가까이서 봐야 안다. 게다가 저 뒷배경 사람들이 어느 정도로 희미하게 그려졌고 그러면서도 동시에 자세한지도 사진엔 안 담긴다. 금칠 배경의 은은한 화려함도.

빛을 정말 잘 쓴다고 느낀다. 이런 표현을 어떻게 할까.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서 볼 때 많이 다르다.

이 꽃시장 그림은 꼭 보게 된다.

그 옆의 정원 그림도. 햇빛 부서져 쏟아진 바닥 표현 좀 봐라… 예술 (맞음)

항상 헉? 하고 보게 됨. 처음엔 자세히 못 봤는데 진짜 매력있음.

COS 옷이 생각나는 그의 옷차림…

크기나 색감이나 실제로 안 보고는…. 안 된다. 기념품 샵에서 관련 상품을 팔고는 있지만 전혀 저 느낌이 안 나서 제일 인상깊게 보는 그림이지만 사질 못하겠다.
삶은 다채롭고 화려하며 탄생은 경이롭다. 젊은 육체는 탐스럽고 대담하다. 그에 반해 저 푸르딩딩한 죽음은 자세도 얼마나 괘씸하고 얄미운가. 간신배같은 자세로 서있는 저 죽음을 노려보고 있자면 그와 대비된 생이 너무나 아름다운 것이다.

연필 그림 좋아…

처음엔 이게 뭐야? 하다가 아 외양간이구나, 하는 그림. 오른쪽에 빛 들어오는 표현 진짜 예술…. 클림트는 천재야.

(설명 인용) 대담한 눈빛과 수줍은 자세. 비너스의 탄생을 떠올리게 하지만 사뭇 다르다.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느 해변일까.

리하르트 게르스틀. 이 유명한 자화상을 보면 결코 미남이 아닌데…

사진 보니 소년미가 가득인데 자기 얼굴한테 왜 그래요….? 볼 때마다 어리둥절.

한붓그리기(?) 같은 기교가 여러 작품에 보이는데, 그의 특징인 듯. 내가 그리면 그저 한마리 지렁이겠지…

한동안 내 방 출입문에 붙여둔 그림.

너 잘났다 그래.

은둔자들 (hermits)을 그린 후 그에 대해 설명하는 편지. “그림이라기보다는 비전을 그렸습니다. … 모르겠어요, 그냥 그려야 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이 많은 영향을 끼친 듯하다. 자세히 보면 두 인물 모두 화관을 쓰고 있다. 왼쪽 남자의 화관에 쓰인 꽃은 창백하게 그려져 에곤실레가 매우 마음에 들어했다.

이 시든 장미 표현이 더 내 취향.


연필그림 좋아….22

잘생겼다.

에곤 실레의 노을 표현. 색 쓴 것이 독특하고 좋다.


에곤실레는 소장 가치가 있거나 비싼 것보다는 자기에게 영감을 주는 소품들을 많이 수집했다고 한다. 아이들 장난감같은 것도 그중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정물화 맨 위의 저 하얀 말 모형의 실물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화려하지만 색이 죽어있어 꽃처럼 보이지 않는 꽃들과 세상 달관한 듯한 수도승같은 자화상, 그리고 예의 그 직설적 눈빛을 하고 감상자를 똑바로 쳐다보는 자화상.
이것 말고도 좋은 작품 너무 많은데, 올 때마다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 것들만 이정도. 미술알못인 나를 이렇게 오래 붙들어두는 레오폴트 미술관은 비엔나 오는 사람들에게 필수로 추천하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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