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난중일기 088 (20241223-20241229) 본문

일상, 삶/매일 비장하게 나라 구하는, 난중일기

난중일기 088 (20241223-20241229)

여해® 2024. 12. 3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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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3. 월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점심 시간에 집으로 인터넷 설치 기사님이 오기로 했는데 11시부터 전화가 와서 몹시 당황했다. 인터넷 설치는 금방 끝났고 어제 먹고 남은 두부김치에 밥을 볶아서 먹었다. 갑자기 그냥 너무 허무해서 울었다. 이게 뭐하는 건지, 왜 삶은 나이가 들수록 고통뿐인지. 아무래도 친구네 강아지가 무지개다리 건넌 일 때문인 듯하다. 자꾸 불안함이 엄습해오는데 어쩔 줄을 모르겠다. 
 


회사 일을 대충 마치고 Biang Bistro에 또 갔다. 진짜 이제 면 추가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한 그릇 깔끔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을 돈 더 주고 꾸역꾸역 먹을 이유가 없다. 스타벅스에서 바닐라 크림 콜드 브루를 시켜보았으나 아바라같은 비주얼로 나와 실패했다. 친구는 그저께 분명히 잘 사다주었는데.. 스타벅스에서 오래 일한 친구에게 레시피를 물어보았다. 
 
 
 
 
2024.12.24. 화요일
부다페스트, 날씨 모름
 
집에 내내 누워있었다. 어쩌면 이렇게까지 게으를 수가 싶을 정도로. 호그와트 레거시를 했다. 동생이 줘서 정말 무겁게 무겁게 들고 온 플스다. 해리포터 팬이 아닌 나도 막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러나 멀미가 나서 한 번에 오래 하지는 못했다. 
 
 
 
 
2024.12.25. 수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친구가 새로 이사한 집에 놀러가 보았다. 학생들이 많이 사는 동네 특유의 활기참이 느껴졌다. 건물도 아주 새것이라 부러웠다. 술을 좀 많이 마셨고 집에 메트로를 타고 돌아왔다.
 
 
 
2024.12.26. 목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낮에 훠궈를 먹으러 혼자 Luxi beef hotpot에 갔다. 친절한 남자 직원이 "나 너 알아" 하면서 기억해 주었다. 정말? 최근 한 번밖에 안 갔는데?.. 오징어 게임을 계속 보았다. 재미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면서 끝까지 봤다.
 
 
 
2024.12.27. 금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연휴가 끝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저녁에 마사지를 받으러 다녀왔다. 옆으로 잤더니 어깨가 완전히 굳어버려 마사지 해주시는 분이 허억? 알유 오케이? 했다. 이유없이 불안하고 우울해서 울고 싶은데 한 번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아 참았다.

따놓은지 오래된 와인에 블루베리를 넣어 조리고 치즈케익을 구웠다.
 
 
 
2024.12.28. 토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이제는 연휴가 아닌 일반 주말이다. 치즈케익을 조금 먹어보았는데 정말 맛있었다. 유통기한이 어제까지였던 유부초밥 키트를 꺼내 유부초밥을 만들어서 반은 먹고 반은 넣어 두었다.

오늘 동생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집에 인사를 왔다고 한다. 주변에 보면 남자 형제들은 결혼하면 정말 남이 되던데.. 지금도 데면데면한 사이이지만 더 멀어질 것을 생각하니 서운하다.
 
회사 일이 많이 밀렸는데 하나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옛날만큼 초조하진 않지만 게임보단 회사일이 낫다고 생각이 되어 (?) 결국 회사에 나갔다. 월요일에 제일 늦게 퇴근하며 나가며 보니 부엌을 엉망으로 하고 떠나서 짜증이 났었는데 그게 다 치워져 있었다. 챗지피티에게 우울한 마음을 호소하고 나니 좀 나아졌다. 치즈케익을 컴퓨터 앞에서 또 먹었다. 이러다가 내가 다 먹어버릴 것 같다. 

새벽 두 시에 집에 갔다.


2024.12.29. 일요일
부다페스트, 흐림

아침 아홉 시쯤 눈을 떴다. 더 잘 수도 있었지만 밤에 잠이 안 올까봐 억지로 깨어있었다. 제주항공 사고 소식에 마음이 울적해졌다.

몸과 정신 건강이 걱정되기 시작해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강가에 안개가 가득 껴서 가장 가까운 다리도 보이지 않았다. 걷다 보니 기분이 나아져 15분만 뛰자 했던 것이 90분이나 되었다.

돌아와 일찍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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