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난중일기 076 (20240909~20240915) 본문

일상, 삶/매일 비장하게 나라 구하는, 난중일기

난중일기 076 (20240909~20240915)

여해® 2024. 9. 1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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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9. 월요일
부다페스트, 비
 
드디어. 드디어 비가 온다. 창문을 다 열어놓고 빗소리를 들으며 프리즌 브레이크를 봤다. 너무 잘생긴 석호필...
 
 
 
2024.09.10. 화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아침부터 오만가지 사람의 오만가지 실수를 지적하다가 너무 지쳐버렸다. 나도 실수하고 싶다. 그냥 내 눈에도 안 보였으면 좋겠다 차라리.
 
동생 카페는 오늘 오픈을 했다. 그런 걸 보면 한국에 가고 싶다가도 내가 가서 딱히 할 일도 없을 것 같고 복잡한 마음이다. 
 


다섯 시 땡 치자마자 퇴근해서 그루파마 아레나에 가서 FTC 팬카드를 만들었다. 10월 3일에 토트넘과 있을 경기에 혹시라도.. 그분..이 오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친구는 엉뚱한 주소로 구글이 잘못 알려주어 늦는 바람에 못 만들었고, 비앙 비스트로에 가서 저녁을 먹고 내추럴 와인 바에서 와인을 두 잔씩 마셨다.
 
 
 
2024.09.11. 수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한국 가서 쓸 돈, 엄마 이모 왔을 때 쓸 돈, 12월에 내 생일과 공연 보러 가느라 쓸 돈 생각하니까 아득하다. 한편으론 아끼고 계획하고 그에 맞춰 살아갈 단기 목표가 생겨 좋기도 하다. 날씨도 덜 더우니 조금 더 기운을 차릴 수 있지 않을까.
 
날씨가 훨씬 선선해졌고 햇볕은 여전히 따갑다. 삽시간에 팔리는 1열 자리를 보다가 점심시간에 친구를 재촉해 토트넘 경기 티켓을 샀다.
 
회사 일로 수영은 또 못 갔다. 그냥 의지가 없는 것도 같다.
 
 
 
2024.09.12. 목요일
부다페스트, 맑음
 
재산세 고지서가 날아와 오늘도 무지출은 실패. 퇴근 후 쌓아놨던 페트병을 Spar에 가져가 병 보증금 환불을 받았다. 한가득 가져갔는데 고작 550 포린트 돌려받아서 허무했다. 집에서 프리즌 브레이크를 봤다.
 
저번에 잘못해서 목을 잘라버린 깻잎은 새순이 나던 자리도 다 까맣게 죽었다. 키우기 제일 쉬운 채소 중 하나라는데 난 도대체 뭘 잘못한 것인지.
 
 
 
 
2024.09.13. 금요일
부다페스트, 비
 
아침에 출근하고 한참 되어서야 오늘이 금요일인 줄 알았다. 정신이 이렇게 하나도 없을 수가. 날이 이제는 한낮에도 선선하다. 잠깐 비가 크게 내렸다.

승마장에 갔다. 처음으로 실외 운동장을 돌았다. 말이 시작부터 장난질이 심하더니 결국 한 번 앞발을 들며 점프했다. 아닌 척했지만 강사가 더 놀란 것 같았다. 13일의 금요일이라며. 떨어지든지 말든지. 나는 요즘 왜인지 모든 것이 그냥 심드렁하다.



2024.09.14. 토요일
부다페스트, 비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 2를 끝냈다. 떡볶이를 먹었다. 집에서 한 번도 나가지 않으려다가 Spar에서 장을 봐왔다. 색깔이 신기해서 사온 복숭아가 지금까지 먹어본 모든 과일을 통틀어서 제일 맛있었다.




2024.09.15. 일요일
부다페스트, 비

윗집이 또 시작이다. 어쩌면 주말에 집에 붙어있는 게 몇 달만이라 늘 저랬었는지도 모르겠다. 가을이 완연한 날씨에 반바지, 기모 맨투맨을 입고 운전해서 괴될뢰까지 갔다.


궁전 실내는 관심이 안 가서 정원만 돌았다. 독일에서 2개월을 묶여 있을 때 내 유일한 숨통이었던 받조덴의 숲이 생각났다. 헝가리에도 이런 곳이 있다니.

KFC 치킨을 먹으며 프리즌 브레이크를 봤다. 호필아 니 얼굴 정말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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