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전도 검사 결과 R파 진행 불량, 심장 내과 방문 후기

한국에서 종합검진을 받고 헝가리에 돌아와서 결과지를 받았다. 여러 가지 주의할만한 요소가 있었는데, 그중에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이 알파태아단백 양성, 심전도 결과 R파 진행 불량 소견 (poor R Wave progression)이었다. 한국 가려면 6개월이나 남았고, 심장은 아빠가 심장질환이 늘 있어와서 불안하게 느껴지는 요소. 스위스 클리닉 cardiology에 예약을 하고 오늘 다녀왔다.

 

아주 짧은 심전도 검사 후, 살 빼세요. 한 마디 하고 지나갈 수 있는 얘기를 의사 선생님이 굉장히 자세하게 거의 10분 가까이 설명해 주었고, 까먹기 전에 쓴다.

 

 

 

 

 

R파는 위 그래프에서 위로 튀어오르는 축으로, 보통이면 V3~V4에서 위로 튀어 오르는 선이 아래 선보다 길게 나타나는 반응을 보이는데, 나는 V5 되어서야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R파 진행 불량이라는 소견이 나온 것 같지만 임상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고 한다.

 

 

R파가 이렇게 나타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실 너무나 추측 가능한 것은 비만 상태일 때라는 것. 술을 많이 먹기도 했고 배가 많이 나왔다고는 생각했는데.. 살이 찌면 배가 나오고, 배가 나오면 상대적으로 심장 위치가 살짝 위로 올라가서 이럴 수 있다고 한다. 

 

 

 

또 같이 참고해서 볼 수 있는 특이사항은, III선에서 조금씩 들쑥날쑥 (체크 표시)한 부분이 보이는데, 이 부분은 유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살이 찌면서 심장이 다소 원래 위치에서 올라가 이렇게 불안정한 선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그래서 정말 이런 말 해서 미안하지만 (이런 사족이 더 창피했다...) 살을 빼면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내 경험상 헝가리가 환자 대하는 태도가 훨씬 친절하다고 느낀다. 또 우리나라에선 별일인 것이 여기선 별일 아니게 얘기 되는, 한 마디로 같은 증상에도 한국보다 다소 안일한... 태도로 접근을 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6개월 뒤 한국 가면 심전도를 다시 한번 체크해 볼 생각이다.

 

건강검진센터에서도 결과지만 줄 게 아니라 이렇게 심전도 결과지를 같이 첨부해 줬다면 좀 더 비교해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래서 결론은... 살을 빼야 한다. 미용상의 목적이 아니라 정말 정말 건강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