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난중일기 144 (20260209-20260215) 본문
2026.02.09. 월요일
에쉬본, 흐림
별것 없는 하루였다.
2026.02.10. 화요일
에쉬본, 진눈깨비

퇴근 후에 까르띠에에 팔찌를 찾으러 갔다. 맡길 때 예고한대로 정말로 245유로나 나왔다. 술도 먹었었고, 비몽사몽 잠결에 화장실 가다가 끊어먹은 것이라 멍청비용 지출이다. 한심하기 그지없다.

회사 동료분을 만나 라멘을 먹었다. 회사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다행이다.
2026.02.11. 수요일
에쉬본, 비

점심에 받조덴에서 홀리몰리 버거를 먹었다. 독일어 연습을 열심히 해보고 있다.

오늘 저녁은 법인장님이랑 다른 친한 직원들과 훠궈를 먹는 날이었다. 즐겁고 생각보다 편안했다. 집에 돌아와 독일어 공부를 했다.
2026.02.12. 목요일
에쉬본, 흐림
평범한 하루였다.
2026.02.13. 금요일
에쉬본, 맑음
원래는 오늘 재택이었는데 대리결재 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그냥 오전에 나갔다가, 15시에 퇴근했다. 외면 중이던 우편함을 열어보니 그동안 많은 우편물이 와있었다. 전기세 정산이 궁금하던 차였는데 계량기 숫자 입력하라는 우편이 한참 전에 와있었다. 다행히 어플로 입력이 가능해서 지하 내려가서 별 쇼를 다했다. 헝가리 살 때도 매월 전기 미터 입력하는 게 진짜 곤욕이었는데, 자꾸 화면이 1-2초마다 바뀌기 때문이다.
마트 문닫기 전에 그린마트에서 장을 봤다. 일찍 퇴근하니 이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다.
2026.02.14. 토요일
에쉬본, 흐림
오늘 친구가 헝가리에서 오는 날이라 아침부터 분주하게 마무리 청소를 했다. 그런데 비행기 탑승 시간 직전에 연락이 왔다. 너무 아파서 비행기를 못 탔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한국 가던 날, 복귀하던 날 다 아팠던 내 경험상... 얼마나 지옥인지 알기에 충분히 이해했다. 오죽하면 비행기값을 날려버리고 안 탔을까.

에스반 타고 가계부 정리를 하다가 내릴 곳을 놓쳐버려 콘스티에 내렸다. 다음 열차까지 15분이나 남아서 잠깐 올라가봤다가 장이 열린 것을 보았다. 토요일마다 열리는 장인듯 한데 그토록 마시고 싶었던 글뤼바인도 팔고 있었지만 백신 맞는 날이라 참았다. 다음에 기회되면 와봐야지.


황열병 백신 맞으러 간 메디컬 센터는 생각보다 번듯하게 건물 하나를 통째로 쓰고 있었다. 접종 전에 간호사와 문진을 하고 엄청 어려보이는 의사가 "아크라! 신나겠다! 가서 뭐하니?" 신나서 들어오는데 조금 얄미웠다. 주사는 바늘이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잘 놔주었다. 부작용이 사망이라는둥 회사에서 온갖 놀림을 받았지만 별 걱정은 되지 않았다.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들러서 와이마트 구경 갔다가 한국 갈 때마다 쟁여오는 명란을 발견했다.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 하나씩 까듯이 명란을 그런 마음으로 소비하고 있었는데 왠지 안심이 된다.

오늘 사순절 전에 퍼레이드 하는 날이라더니 하웁트바헤 앞에서도 행진을 하길래 조금 구경하다 돌아왔다.



그런데 집앞에서 이 난리가 났을 줄이야. 동네 마트랑 카페 갈 생각으로 나섰다가 퍼레이드 기다리며 골목골목 꽉 찬 사람들 사이에 묶여 있었다. 나도 덩달아 헬라우! 하면서 던져주는 사탕이며 캬라멜들을 열심히 줍게 되었다. 나이 불문하고 어른들도 신나서 그러는 걸 보니 독일 사람들이 참 순수하단 생각이 든다.
2026.02.15. 일요일
에쉬본, 맑음
정말 간만에 해가 나서 산책을 나갔다. 선선한 공기에 반해 여름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들판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조금만 더 걸으면 옆마을이 나오길래 구경 겸 가보았다. 에쉬본이랑은 사뭇 다른 분위기에 놀랐다. 중간에 들렀던 카페에서 계산을 테이블에서 하는지 카운터에 가서 하는지 눈치를 보느라 오래 앉아 있었다. 독일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요즘이지만 아직 역부족이라고 느낀다. 영어로는 그래도 질문 정도는 자유롭게 하고, 상대가 무슨 말을 하든지 알아들을 자신이 있는 게... 새삼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도. 영어 배운 게 30년이 되어간다. 30년이 되어도 원어민처럼 못하는 게 외국어인데 어느 세월에 독일어를 다 할 것인가.

오후에 회사 동료분과 엘루체에 가서 한국식 디저트를 잔뜩 먹었다. 빙수도 맛있었고 운좋게 살 수 있었던 두쫀쿠도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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