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난중일기 138 (20251215-20251221) 본문

일상, 삶/매일 비장하게 나라 구하는, 난중일기

난중일기 138 (20251215-20251221)

여해® 2026. 1. 3.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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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5. 월요일
수원->에쉬본, 맑음

아침에 무슨 정신으로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며칠 머물면서 택시 잡기에 고생해서 좀 긴장했는데 다행히 공항 가는 건 금방 잡혔다. 집을 떠날 때마다 베리랑 이번이 마지막일까 두렵다.

공항 도착해서 짐을 부치고 면세품을 찾았다. 한 번도 안 가본 마티나 라운지에 마침 사람이 없길래 들어가봤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야. 여기 음식이 왜 이렇게 푸짐해? 비빔밥에 떡볶이, 김말이. 독일 가면 적어도 50유로는 내야 먹을 수 있을 만큼 욱여넣었다. 그래서 기내식은 거의 먹지 못했다.

옆자리 앉은 사람이 자꾸 팔이며 아빠다리한 발이며 나를 건드려서 너무 너무 짜증이 났다. 그래도 혹시 독일 거주 한인일지 몰라 싸우기 싫어 꾹 참았다. 내리고 나서 마주쳤는데 투어사 깃발 앞에 줄 선 것을 보아 관광객이었다.

이건 달라고 하면 주는 간식이다. 진짜 진짜 맛있는 믹스프레첼. 너무 맛있어서 좀 사보려고 검색했는데 허니버터맛은 시중 판매품 중에 없다.

내려서는 거주증 있는 사람은 자동 심사인 걸 모르고 한참 줄 서있었다. 요즘엔 출입국 심사대에 가도 여권에 도장을 안 찍어준다.

오랜만에 보는 집, 익숙한 집냄새. 이젠 여기가 더 편안하다. 드디어 정착을 한 걸까.

바로 온수매트부터 설치하고 따뜻하게 잤다.


2025.12.16. 화요일
에쉬본, 맑음

시차 적응은 달리 할 게 없었고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했다.


2025.12.17. 수요일
에쉬본, 맑음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거지꼴로 회사에 갔는데 갑자기 점심 약속을 가라고 해서 당황했다.

소금이라고 새로 연 곳인데 점심은 식사로 돼지국밥만 판다. 옥동식이라는 엄청 유명한 집을 벤치마킹한 메뉴인 것 같다고 만난 분이 설명해주었다. 약간 따뜻한 평양냉면 느낌.. 밥이 말아져 나오는 게 내 취향은 아니지만 원조가 궁금해지긴 했다.

저녁에 회사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는 날이라 뭔가 일에 집중이 안 되었다. 번호표 뽑아서 테이블 배정되는 방식이었는데 다행히 맘 편한 사람들이 많이 앉아서 좋았다. 여러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오래 다닌 직원들 옛날 사진 보는 게 제일 인상깊었다. 육아휴직 간 직원이랑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다.

디저트로 나온 흑임자 아이스크림을 너무 맛있어하자 동료가 알려주길, 레베에 판댄다. 한 번 가봐야지. 적당히 먹고 마시다가 택시 타고 집에 돌아왔다.


2025.12.18. 목요일
에쉬본, 흐림

퇴근하고 장 보러 마트에 가는데 공원에서 또 뭐 꿍짝꿍짝 소리가 나고 불이 번쩍했다. 가보니 스케이트장을 설치해놓고 글뤼바인, 핫도그를 팔고 있었다. 일단 스쳐지나긴 했는데 글뤼바인에 현금 다 탕진하게 생겼다.


2025.12.19. 금요일
에쉬본, 맑음

저녁에 라끌렛 치즈 사러 갔다가 글뤼바인 먹으려고 줄 서봤는데 포기했다. 우리동네는 nahkauf라 그런지 흑임자 아이스크림은 없다.



2025.12.20. 토요일
에쉬본, 흐림

과장님네 초대받아서 가는 날. 그 집 근처엔 레베가 있길래 흑임자 아이스크림이 있나 봤는데 딱 네 개 남아있었다. 세 개 사서 하나는 같이 먹고, 하나는 선물로 남겨주고, 하나는 내가 집에 가져왔다.

너무 즐거웠던 저녁. 과장님네 부부는 자주 티격태격하지만 그래도 내 주변 아주 사이 좋아보이는 부부들 중 하나다. 보고 오면 혼자 집에 들어와 조용히 있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매일 다투고 웃고 놀고 할 사람이 곁에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5.12.21. 일요일
에쉬본, 맑음

저녁에 다시 스케이트장에 가보았다. 이번엔 꼭 줄 아무리 서도 글뤼바인 먹기로 하고.

불붙여서 먹는 포이어짱엔볼레가 신기해서 시켰는데 판트까지 11유로나 해서, 시켜놓고 돈 모자랄까 식은땀이 났다. 불 붙인 컵은 생각보다 무서웠고 금방 꺼졌다. 이후로는 그냥 글뤼바인만 먹었다.

프랑크푸르트 시내 마켓보다 이게 더 맛있는 것 같다. 따뜻해서 얼큰하게(?)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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