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헝가리 절 불교사찰 원광사 Won Kwang Sa 방문기 본문
헝가리에 절이 있는지 출국 전부터 찾아 봤는데, 그때는 부다페스트의 어떤 대학 캠퍼스 내에 모임이 있다는 것까지만 들었다.
이후 헝가리 한인회 챗방에서 한 번 얘기가 나왔다. 에스테르곰이라는 도시에 원광사 (Won Kwang Sa)라고 조계종 출신 헝가리인 스님이 세운 절이 있다는 것이다.
헝가리로 돌아와 차 나오기만 손꼽아 기다리다가 설레는 마음으로 방문했다.
구글 리뷰를 보면 건물 입구를 찾을 수 없어서 근처를 배회하다가 돌아왔다는 내용이 많아 미리 전화도 하고 메일도 쓰고 철저히 확인을 했다.
가는 길은 굉장히 험난했는데, 원광사가 아주 외진 곳에 있다보니 거리상으론 가깝지만 길이 험한 산길로 안내를 해서였다.
부다페스트에서 출발하는 분은 waze에서 바로 원광사를 찍지 말고, 에스테르곰 시내를 찍고 가면 시내에서 5~10분 정도 거리이니 그게 더 낫겠다.
11시 사시예불 시간에 맞춰서 가려고 했지만 40키로도 안 되는 길이라 방심하고 한시간 전에 출발했던 나는 대왕 지각하고 말았다.
공양 시간까지 뻘쭘하게 밥하는 부엌에서 기다렸는데, 부엌에서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은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진은 없다.
절이니까 당연히 채식이었고, 볶음밥, 그냥 밥, 오븐에 빠에야처럼 구운 밥에 구운 야채를 곁들여 먹었다. 호박죽 같은 것도 있었는데 싹싹 비웠다. 절에서 사는 사람들이 서너명, 거기서 수행한다고 머무는 사람들이 꽤 많아 보였다. 신기했다.
발우공양이라고 다 먹고 난 뒤 물까지 부어 먹는 식사법을 그대로 지키는데, 나는 사실 한국 절 다니면서도 그렇게 먹어본 일이 없어서 비위가 상해 정말 정말 힘들었다. 계속 하다보면 익숙해질까? 안 그래도 이걸 하다가 구토한 사람이 있다고 이야길 하면서 웃는 것 같았다.
공양 시간 이후에 스님과 대화를 나눴는데, 유명한 숭산스님 제자였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어서 놀랍지 않았다. 아주 오래전 일이고, 한국에서 6년을 사셨다지만 한참 전인데 한국어 실력이 훌륭하셨다. 영어 반, 한국어 반 섞어가며 대화하는데 즐거운 시간이었다. 조계종을 떠나 지금은 결혼해서 부인, 아이와 함께 사신다고.
대웅전은 아직 없고, 법당에서 조용히 삼배 한 후 복전함에 지폐도 한 장 넣고 돌아왔다. 가는 길에 옆에 말 달리는 목장도 있고, 연못도 있고, 또 옛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는 에스테르곰도 둘러볼 수 있으니 한 번쯤 들러보는 건 추천하고 싶다.
에스테르곰에는 유명한 성당이 있어서 동유럽 여행 코스에 꼭 들어가는 곳이라고 들었다. 5분 정도 걸리기에 앞까지 가봤는데, 공사중이기도 하고 어마어마한 기세의 건물에 뭔가 기가 눌려서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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