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나의 투자 원칙 v.2024.01.29 본문

일상, 삶/경제적 자유

나의 투자 원칙 v.2024.01.29

여해® 2024. 1. 29. 19:50
728x90
반응형

 

들어가며

 

 

12월부터 쓰기 시작한 투자일기는 괜찮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지만, 나는 서른 살에 처음으로 주식 계좌를 튼 이후에 내가 주식으로 돈을 벌었는지 잃었는지 모른다. 왜냐면 중간에 기록하다가 멈춘 적이 많고, 입출금을 수시로 했기 때문에 추적이 불가능하다. 일단 갖고 있는 것들만 보면 마이너스다. 그리고 실제로도 잃은 돈이 더 많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내 기준 굵직한 손실들이 몇 개 있는데... 지금 생각하면 진짜 바보 같아서 쓰기도 창피하다.

 

하루에 100원, 500원 벌고 좋아하던 시절은 그냥 아메바 수준이라 치고, 처음으로 한 종목에 깊은 사랑에 빠졌을 때 투자 금액이 확 늘었다. 그 종목은 바로 두산중공업(지금은 에너빌리티로 개명했더라? 재수 없음.). 하루 만에 30만 원이라는 거금을 벌고, 그다음 날 심지어 장외로 풀매수 했다가 순식간에 마이너스 50%를 찍었다. 주식 계좌에 10만 원 넣어놓고 동전놀이나 하던 나한테는 충격이 큰 사건이었다. 어떻게든 손절은 피하고 싶었고, 두중에 오만정이 떨어져서 물을 타고 싶지도 않았으므로 처음으로 탈출 계획을 세웠다. 추가로 매수하되, 매수 금액을 기록하고, 그보다 높아지면 팔고, 거기서 이익난만큼 기존 주식 청산. 그렇게 몇 달을 하다 보니 그 지긋지긋한 놈도 한 번쯤은 화르륵 올라가며 탈출할 기회를 주더라. 겨우 겨우 빠져나왔다. 

 

그러고 나서 한동안 주식은 쳐다도 안 봤다. 퇴사한 회사 주식을 기념품 명목으로 몇 개 산 것 빼고 건드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엘지엔솔 청약 때문에 한창 난리였을 때, 엑셀 계산기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라오어 무한매수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때 집 계약해놓고 잔금 낼 돈으로 굴렸으니 지금 생각하면 간이 컸다, 아니, 미쳤던 것 같다. 그때는 주식 안 하면 벼락 거지 된다는 둥 정말 누구나 다 주식을 하는 호시절이었어서 다행히 좀 많이 벌었다. 3배 레버리지 ETF로 말 그대로 무한히 매수하고 무한히 파는 방식인데, 이게 고위험 투자 방식인 줄도 모르고 고위험 투자를 했으니 역시 정말 아는 게 하나도 없던 갓난쟁이 시절.

 

그러다가 미국 주식이 폭락하기 시작했을 때, LABU, SOXL 등등의 종목에 속수무책 물리게 된다. 영혼법 등 각종 방법론을 내놓아 주셨지만 겁이 나서 따라 하지 못했다. 레버리지는 하락, 횡보에서 무대응 하면 그냥 녹아내리는 걸 알면서도... 손실 단위가 천이 넘어가니 도무지 못하겠더라. 1년 반을 버텼나, 이거 팔아서 CMA 통장 이자라도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전부 손절했다.

 

나는 당시 무한매수법으로 물렸던 종목을 끝까지 살려내지 못하고 손절하며 중도 포기했기 때문에, 좋은 투자법인지 아닌지 의견을 낼 자격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모든 투자법엔 그 투자법을 개발한 사람(적어도 책을 내고 투자법에 이름을 붙일 정도면)의 철저한 검토와 계산이 녹아 있는 것이니, 그 원칙이 시절을 반영하며 개선/수정되고, 또 그 원칙을 철저히 지키기만 한다면 나쁜 투자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때 무한매수법과 함께 시작한 VR은, 손절하기엔 금액이 너무 크기도 하고, 미국 시장은 무조건 장기 우상향한다는 나의 믿음을 시험해보기 위해(?) 다시 하고 있다. 그러니 TQQQ는 내 포폴 중 유일한 3배 레버리지가 될 것.

 

이러한 탈출, 손실의 뼈아픈 경험 때문에 나의 투자 성향을 알 수 있었고 (고위험을 좋아하지만 막상 위험에 닥치면 얼어버리는 쫄보) 내게 맞는 투자 원칙을 세울 수 있었다.

 

나만의 투자 원칙이 아니라 그냥 흔한 방식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원칙은 개선할 수 있으나 한 번 세운 이상 무조건 지키자.

 

 

 

 

 

 

5개의 투자 원칙

 

제1원칙, 서로 유사성이 적은 자산에 정률 안배하여 방어한다.

 

한국주식 vs. 미국주식

주식 vs. 채권

11월~4월 (주식호시절) vs. 5월~10월

 

아래 비율은 투자를 오래 해 보며 바뀔 수 있다. 지금은 그냥 일반적인 한국형 올웨더 포폴과 다를 바가 없다.

  11월~4월 5월~10월
한국주식 25.00% 10.00%
미국주식 25.00% 10.00%
15.00% 15.00%
한국중기채 17.50% 32.50%
미국중기채 17.50% 32.50%

 

 

 

제2원칙, 주식에서도 장투, 트레이딩 대상을 구분한다.

 

미국주식, 한국주식 각각 10종목씩 선정하여 균일하게 예산 분배한다.

 

여기서도 장기로 가져갈 것들 5개, 단기로 수익 먹고 나올 것들 5개를 정한다.

 

장기로 가져갈 것들은 복잡한 생각 없이 시총 상위 5위로 선정. 너무 많이 올라 투입된 예산을 넘어가면 파는 식. (예를 들어 100만 원을 10개로 쪼개 10만 원 배정해 놓고 최초 매수로 2만 원 정도 사놨는데, 그게 엄청 올라서 10만 원이 넘어가면) 그러나 매월 투자 금액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예산도 늘어날 것이고, 매도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본다.

 

트레이딩 할 종목들은 저평가 종목을 매수하여 무조건 말일에 빨간불 뜬 건 팔아버리고, 월중에도 평단보다 10% 이상 이익 나면 무조건 팔리게 세팅한다.

 

월말에 이익난 건 팔아버리는 방식이다 보니 이 저평가 종목을 거의 매월 찾아야 하는데... 이게 어렵다. 내가 잘 찾고 있는지 조차 확신이 안 들고, 국내주식의 경우 6개월 이렇게 해봤어도, 한 번 물린 종목은 본전 치기나 하면 다행인 수준이라 자꾸 불안함이 컸다.

 

그런데 최근 꽤 기발한 방식을 발견했다. 부채비율이 안전선 이내이며 업력이 괜찮고, 배당률이 높은 기업들 중 52주최저가 대비 현재가가 120% 미만인 종목에 진입하는 것이다. (출처: 네이버 카페 가치투자연구소의 배당주 트레이더 회원님)  2월부터는 이렇게 종목 선정 해보고, 기존 퀀터스/키움검색식 PBR/PER 기준으로 찾던 것과 비교해 보고 안착해야겠다.

 

 

 

제3원칙, 주식은 무조건 분할매수, 분할매도한다.

 

세븐스플릿 방식으로 무조건 3% +- 오르고 내릴 때 사고 팔고 사고팔고 한다.

 

이걸 귀찮아하거나 일이 된다고 하는 분들도 많은데, 나는 기본적으로 그냥 뭐 넣어놓고 가만~히 있는 걸 더 못하는 데다, 생각해 보면 100원 벌고 좋아하던 서른 살 아메바 시절에 더 행복했다. 그런 나의 성향으로는 사고파는 거? 10년이고 100년이고 매일 할 수 있다. 정말로.

 

 

 

제4원칙, 내가 돈을 버는 한 리밸런싱은 매월 한다.

 

사실 리밸런싱은 분기/반기별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지금 근로소득이 있어 매월 투입하는 금액이 생긴다. 그래서 어차피 리밸런싱 해야 한다.

 

근로소득 없이 자본소득으로만 살게 되는 그 언젠가...는 분기별 리밸런싱을 하기로 한다.

 

 

 

제5원칙, 투자 이익은 배당주(리츠)에 재투자한다.

 

포트폴리오에 부동산이 없는 게 마음에 걸려 별 생각 없이 그냥 월배당을 주는 리츠인 리얼티인컴을 골랐는데, 아무 생각 없이 결정한 만큼 이 원칙은 나중에 수정이 필요할 듯하다.

 

어쨌든 중요한 건, 투자해서 얻은 이익은 같은 성격의 자산으로 녹여 넣지 않는다는 것이다. 

 

 

 

 

 

 

끝맺으며

 

전반적으로 보면 크게 먹지도 잃지도 않는 분할이 과도한 심심한 투자다. 그런데 매일 매수 걸고 매도 걸어야 해서 손은 안 심심하다. 난 그거면 됐다.

 

주식으로 일확천금 벌 욕심은 없다. 내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예적금 혹은 채권의 이율로는 벼락거지까진 아녀도 현재 수준의 삶을 유지하는 중노년층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연 수익률로 따졌을 때 투자 원금 대비 10%는 이익을 내야 가능하다.

 

나는 현금을 가지고 있으면 무조건 쓰고, 손절은 크게 아파하고,  빚지는 건 못 참아서, 무조건 주식에 넣어놓고 차라리 물리는 게 내 자산 증식에 도움이 된다. 이제 월말마다 진입할 저평가 종목 찾는 법도 어느 정도 원칙이 굳어지고 있으니.............. 이대로만 가자. 제발.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