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난중일기 134 (20251117-20251123) 본문

일상, 삶/매일 비장하게 나라 구하는, 난중일기

난중일기 134 (20251117-20251123)

여해® 2025. 12. 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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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7. 월요일
에쉬본, 맑음


점심에 어제 파더스에서 사온 치킨, 냉동피자, 옥수수콘 이런 것들을 오븐에 다 때려넣어 먹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배웅을 갔다. 집에 돌아오는 길이 짧은 게 싫어 우버 가격이 나쁘지 않은데도 그냥 버스를 탔다. 일주일 내내 한국어로 실컷 떠들고 다른 게 보이지 않아서였을까, 갑자기 간판에 있는 독일어가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나는 어디에 속해있는가. 이런 혼란이 아주 가끔씩 온다. 공항이라는 장소가 주는 이상한 감정. 따뜻하게 둘이 있던 집에 이제는 다시 혼자다. 소파에 앉아 한참을 울었다.


2025.11.18. 화요일
에쉬본, 맑음

점심에 옆팀 그룹장님, 친한 직원분이랑 셋이 인스에 갔다. 일 얘기도 했지만 그냥 인생 사는 얘기도 했다. 회사에 생각이 깊고 상식 있는 사람이 많아서 그 점은 참 좋다.

출장 점검 보고서 쓴 게… 결국 불화를 불러온 듯하다. 누굴 원망할까. 내 잘못이지.

저녁에 급 회식이 잡혀서 갔다. 재밌었다.


2025.11.19. 수요일
에쉬본, 눈과 비

첫눈이다.

오늘은 뒤늦게라도 내 수습기간 통과를 축하하는 저녁자리다. 평소 사비로 자주 가던 훠궈집에 가기로 했다. 그런 걸 처음 먹어보는 현지인 직원도 있고, 다소 떫은 반응이었던 그룹장도 있고 해서 걱정했는데 다들 너무 잘 먹고 좋아해서 나도 기분이 좋았다.



2025.11.20. 목요일
에쉬본, 맑음

여행 다녀온 뒤로 어깨가 뭉치기 시작하더니 일어날 때 비명 나올 정도로 담이 아주 단단히도 걸렸다. 어제 클럭을 찾아서 내내 붙이고 마사지를 했는데 소용이 없다.

오늘이 휴가 복귀 후 유일하게 약속 없는 날이라 야근했다. 출장 간 직원 대리결재까지 걸려서 힘들어 죽겠다.


2025.11.21. 금요일
에쉬본, 흐림

어깨 때문에 연차를 쓸뻔했다. 진짜 너무 아프다. 손끝이 차가워지고 허리까지 아프다. 늙어서 배낭 메고 여행하는 게 이제 안 되는 건가. 회사에 이런 마사지를 아주 잘하는 분이 좀 만져줬는데 손이 금방 뜨거워지는 게 너무 신기했다.

저녁에 후배가 술 한 잔 하고 싶대서 집으로 초대해 소고기를 굽고 김치찌개를 끓여줬다. 소파에 잠깐 눕겠다고 했는데 정신 차려보니 새벽 한 시가 넘어있었고 후배가 내가 자는 걸 몰카(?) 찍어서 남겨두고는 집에 간 후였다.


2025.11.22. 토요일
에쉬본, 맑음

어제 회사 분이 만져준 어깨가 세상에 이렇게 가뿐해졌다. 병원 가기가 영 힘드니 이렇게 민간요법과 주변 지인, 상비약에 의존하게 된다. 그래도 도수치료는 꾸준히 받아야겠어서 집앞에 새로 생긴 도수치료 센터에 문의해 두었다.

아침에 집주인에게 문자가 왔다. 부엌 창문에 김이 가득 서려있는데, 집안 습도가 높으면 곰팡이 생기니까 환기를 꼭 하라는 내용이었다. 습도가 높기는커녕 건조한데 왜 김이 낄까 생각해보니 욕실이 부엌 안쪽에 있는 구조인데다, 나는 샤워를 엄청 뜨겁게 한다. 그러고보니 욕실 줄눈 곰팡이도 거슬리기 시작했다.

녹차 아이스크림이 너무 생각나서 와이마트도 가고, 줄눈 곰팡이 제거제를 사기 위해 데엠도 가려고 시내 가면서, 후배에게 연락해서 혹시 훠궈 먹고 싶으면 나오라고 하니 나와주었다. 이번엔 늘 가던 곳 말고 지하에 있는 1인 1팟 집에 갔는데 너무 좋았다. 킹받는 로봇 서빙, 배추나 버섯같은 늦을 이유가 전혀 없는 재료가 늦게 나오는 것빼곤.


2025.11.23. 일요일
에쉬본, 맑음


줄눈 곰팡이가 싹 사라졌다. 아 속시원해.


어제 훠궈집이 너무…. 맛있어서… 혼자 또 갔다. 훠궈만 끊어도 200유로는 더 저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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