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정보+하소연.. 헝가리 거주증 받기까지 본문
나는 2022년 9월 중순에 입국해서 2023년 5월 중순, 즉 8개월만에 헝가리 거주증을 받게 되었다.
이렇게까지 늦어진 데에는 여러 가지 내가 모르는 이유도 있겠으나, 아는 대로 적어보려고 한다.
처음에 헝가리 입국해서 무작정 회사에서 소개한 변호사에게만 맡겨 놨더니 설명도 거의 안 해 주고, 주변에 물어볼 곳도 마땅치 않고 해서 나도 많이 불안하고 헤맸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헝가리 거주증 키워드로 이 블로그를 발견하신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하여.
글쓴이는 워크퍼밋으로 거주 허가를 받은 케이스로, 함께 부임한 가족이 없다. 글쓴이의 회사는 중소기업이라 일반적인 절차를 거쳤고, 내로라 하는 대기업은 기업 자체가 VIP로 등록되어 있어 절차가 조금 다르다(혹은 빠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헝가리 현지 변호사가 있는 비자 대행 업체를 이용하였다.
1. Work permit (워크퍼밋), 거주증의 개념
워크퍼밋은 말 그대로 노동에 대한 허가로, 외국인 신분으로 헝가리에 체류할 수 있는 여러 근거 중 하나인 셈이다. 학생이면 학생이기 때문에 거주증을 받을 것이고, 주재원이면 주재원이기 때문에 거주증을 받을 것이다.
워크퍼밋은 위와 같이 종이 형태로 발급이 되는데, 언제까지 무슨 회사의 직원이라는 신분으로 헝가리에서 거주할 수 있는지가 적혀있다. 이 허가를 받으면 이를 근거로 카드 형태의 거주증 제작이 시작된다.
거주증 유효기간 또한 복불복이지만, 주변을 보면보통 입국일로부터 24개월까지 발급해 주는 것 같다.
2. 서류 제출, 이민국 인터뷰
글쓴이는 위에 썼듯이 대행 업체를 이용하였고, Enter Hungary를 통한 서류 제출은 내쪽에서 전혀 하지 않았다. 대행 업체에서 요구한 서류는 다음과 같다.
- 여권 전체 페이지 스캔본 (쉥겐 지역에 언제 입국했는지 보려는듯)
- 이민국에 낼 신청 서류
- 최종학력 졸업증명서 (OFFI라는 곳에서 공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 또한 업체에서 대행하였음. 학력 제한은 따로 없고, 대학 졸업 전이거나 대학 진학을 안 한 분은 고등학교 졸업증명서로도 가능)
- 최근 3개월 이내 잔액 증명서 (주식에 많은 돈을 넣었기 때문에... 증권사 잔액 증명서로 갈음)
- 집 렌트 계약서 (**중요, 집 계약할 때 반드시 거주증 용 주소 등록이 가능한지 집주인과 확인할 것)
- 의료 보험 증권 (우리나라로 치면 4대보험과 같은 TAJ는 워크퍼밋 받은 후에 발급 가능하니 이때는 사보험이 필요함)
- 여권용 사진 1장
이민국 인터뷰(랄 것도 없음)는 아주 간단한데, 가서 지문 찍고 사진 찍으면 끝이다.
3. 발급 소요 기간
정말 답답한 소리라서 나도 하기 싫지만 복불복이다. 나랑 같은 날 인터뷰 한 다른 직원들 중에 한 달만에 워크퍼밋이 나온 경우도 있고, 나처럼 취소 (이후 자세히 설명할 예정.. 할말이 많다) 당한 분도 있고, 3개월 걸린 분도 있다.
통상 3개월이면 정상적인 절차로 보이고, 더 걸릴 수도 있다. 왜 더 걸리는 지에 대한 명백한 이유도 없다. 그냥 정말로 진짜로 복불복이다.
나이순인가, 알파벳 순인가 우리 회사에서도 많은 추측을 해봤지만 대중 없었다.
4. 임시 거주증의 개념과 효력
우리나라 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헝가리를 포함한 쉥겐 지역에서 180일 이내 최대 90일까지 체류가 가능하다. 이 말은 즉, 워크퍼밋이고 거주증이고 없어도 적법하게 체류할 자격이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최초 입국 후 90일이 간당간당하지 않은 이상 임시 거주증이라는 건 잘 안 해 주려고 한다. 이 또한 복불복인데... 이유는? 솔직히 그냥 이민국 직원의 귀차니즘으로밖에는 추측이 안 된다.
나의 경우 90일은 커녕 180일이 넘어도 거주증이 나오지 않았던데다, 거주증 신청이 취소 되었었기 때문에 이민국을 재방문하였을 때 겨우 방문일로부터 3개월 유효한 임시거주증을 받을 수 있었다.
헝가리 임시거주증을 받으면 90일이 넘은 상태에서도 유럽 내 다른 국가를 드나들 수 있다고 믿는 분들이 있는데, 안 된다. 물론 원칙 규칙따위 개나 준 이민국에 나는 왜 원칙 지키며 살아야 하냐 라고 물으면 할 말은 없겠지만. 헝가리 임시 거주증은 말그대로 헝가리 영토 내에서 거주증이 늦어진다는 어떤 이유로 이민국에서 발급해준 임.시. 거주증이다.
좀 많이 허접한 그냥 컬러프린터에서 뽑아서 도장하나 찍어 주는데, 진짜 그냥 A4용지 잘라 카드 모양으로 만든 수준이니 절대 물같은 거 묻으면 안 된다. 나의 임시거주증은 물 한 방울 튀었다고 불길하게 얼굴 부분에 도장이 번져 보라꽃이 핌...
5. 거주증 취소 및 발급 과정
거주증 신청했다가 취소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 간혹 있는 일을 내가 겪었다.
처음 맡겼던 업체에서 계속 말을 바꿔서 진실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변호사가 서류 작성할 때 내 이름에 뭔가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정 요구를 이민국에서 회사의 Cégkapu (아직도 뭔 소린지 모르겠는데, 중요 서류가 다 오는 온라인 사서함이라고 생각하면 될듯)로 보냈는데, 이런 플랫폼의 존재도 몰랐던 회사의 잘못도 물론 있다.
아무튼 거주증이 취소가 되면 취소 서류가 대행업체를 통해 나온다. 나는 1월에 이미 취소 서류가 나온 상태였는데 그마저도 2월 말에 업체에게 전화해서 난리친 후에 알았다.
이런 경우 해결할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1) Appeal - 이민국의 행정 처리에 부당하니 인정 못한다고 한마디로 태클(?) 거는 것이다.
2) 재신청 - 서류 제출부터 싹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Appeal 케이스로 가면 이민국에서 좋아하지 않고 오히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해서, 나는 재신청 케이스로 돌렸고, 이때 거주증 대행 업체도 바꾸었다.
6. 대행 업체 고르는 Tip
신청인의 서류 준비가 완료되면 보통 2주 이내로 이민국 인터뷰 일자를 잡아 준다 (2023년 1분기 기준). 이보다 더 걸리는 경우도 있는데, 애초에 업체가 능력이 없거나 고객이 너무 많아 밀리고 밀리는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글쓴이 또한 9월에 입국해서 인터뷰 일자를 11월에 잡았고, 그때는 헝가리 생활이 다 처음이고 정신이 없어서 당연한 줄로만 알았다. 이후 다른 업체로 변경해 보니 속전속결 이렇게 빨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을 허송세월 했구나 싶어서 많이 허무했었다.
거주증 대행 업체 고를 때에는 반드시 평균 소요기간을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한다. 무조건 모른다, 복불복이다 하는 업체는 걸러라.
또한 선불로 받는 업체는 비추천한다. 돈 받고 나몰라라 하는 업체 정말 생각보다 무지하게 엄청 많다. 절대 우리나라의 상식을 생각하면 안 되고, '좋은 게 좋은 거야', '설마 돈 받고 일 안 하겠어?' 태도로는 호구되기 쉽다. 나는 이 나라의 비주류 계층인 외국인이다. 명심하자.
또 매니저 혹은 사장이 한국인인 한인 업체 쓰시길 권한다. 물론 외국 나와서 한국인 제일 조심하라는 건 불변의 진리겠지만 적어도 나는 이 업체 쓰면서 불안감이 많이 해소되었다. 적어도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 수 있었으니까.
처음에 썼던 업체는 헝가리 변호사가 직접 운영하는 로컬 법인이었는데, 기본적인 실수를 해놓고도 얼마나 당당하고 뻔뻔하고 연락은 또 얼마나 안 되는지 (영어 못한다면서 전화 절대 안 받음) 다신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헝가리에 대해 욕만 적은 것 같아서 좀 그런데..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게 다 그렇지 싶다. 물론 다 해결된 후에 결과론적으로 하는 말이지.
나도 정말 정말 거주증 때문에 울기도 하고 분수대 가서 동전도 던져보고 하면서 처절하고 불안하게 기다렸다. 내 경우는 정말 특이 케이스라서 이런 일 겪는 분은 거의 없지 싶고, 또 없길 바란다.
'정보, 후기 > 야무진 유럽 체류 한국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럽에서 취업해 몇 년 살아야 유럽 영주권이 나올까? (0) | 2023.11.30 |
---|---|
에스토니아 전자 영주권 (e-residency) 발급 후기 (3) | 2023.05.24 |
헝가리에서 코로나 걸려 앰뷸런스 타고 응급실행 (0) | 2023.02.26 |
헝가리 고속도로에서 경찰에게 걸리다 (헝가리 범칙금) (1) | 2023.01.14 |
부다페스트 곰아저씨 한인마트 배달 주문 (0) | 2023.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