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094 (20250203-20250209)
2025.02.03. 월요일
부다페스트, 날씨 모름
입맛이 하나도 없고 운동만 겨우 했다.
2025.02.04. 화요일
부다페스트, 날씨 모름
운동을 못했다. 일찍 누워 울었다.
2025.02.05. 수요일
부다페스트, 날씨 모름
나눔에 가려다가 포기하였다.
2025.02.06. 목요일
부다페스트->에쉬본, 흐림
호텔 체크인 후 두 시간을 울었다. 저녁 먹을 힘이 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다.
2025.02.07. 금요일
에쉬본/프랑크푸르트, 흐림
호텔에 gym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다고 하여.. 그냥 나가서 뛰었다. 이거라도 안 하면 정말 너무 힘들지 싶었다. 사우나를 하고 체크아웃한 후, 사무실에 가서 점심을 다같이 먹었다. 30분 이야기 하고 전무님과 친구를 픽업하여 와이마트에 갔다. 신입 생각이 나서 분홍소세지, 둥지냉면을 사고 나를 위해서는 잡곡과 두부면을 샀다.


저녁에 한국식 이자카야에 갔다. 한국과 거의 차이가 없는, 아니, 어떻게 보면 한국보다 훌륭한 음식솜씨에 놀랐다. 오랜만에 술을 마셔서 많이 취했다.
2025.02.08. 토요일
프랑크푸르트, 맑음


아침에 후배와 카페에서 만나 긴 이야기를 했다. 커피가 맛있어 두 잔 마셨다. 친구와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만났다. 티파니에 가봤고 품목도 훨씬 다양했지만.. 이런 심각한 상황 속에 뭘 사고 싶지가 않아 돌아나왔다.

전무님이 저녁을 너무 성대하게 차려주셔서 정말 잘 먹고.. 또 새벽 네 시까지 술을 마셨다.
2025.02.09. 일요일
프랑크푸르트->부다페스트, 흐림
아침까지 거하게 먹고 이제 위가 늘어나서 어쩌지 걱정했다. 이런 실생활의 소소한 고민만 하고 살 수는 없는 걸까.
엄마에게 전화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회사원 자체를 그만하고 싶다는 말이 나왔다. 눈앞이 아득하고 막막해서 공항에서 또 많이 울었다.
친구에게 일이 있어 부다페스트에 도착해 차만 집에 놓고 바로 만나 삐앙 비스트로에 갔다.
아. 인생이란. 참 한치 앞도 알 수가 없어서. 이게 나중에 보면 추억이 될지, 내 자산이 되었다고 생각할지, 아니면 그저 늘 원망스럽기만 할지.. 잘 모르겠다. 어떤 기억은 시간이란 약을 먹어도 영원히 치유되지 않는다.